SBS 아나운서
지상파 방송사의 일원으로 25년을 넘겨 일했다. 현재는 몇 년 째 뉴스와 영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정도 경력이면 웬만한 사안은 어지간히 넘길 만한데, 올해는 솔직히 어지럽다. 행성을 뒤덮은 팬데믹이라니.
뉴스가 재난 영화 같고, 공포 영화가 시사프로그램으로 보이는 날들이 이어진다.
미디어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변화를 이끄는 선봉이라고들 한다. 종사자로서 겸연쩍다. 하지만, 아찔한 속도로, 앞길은커녕 어디쯤 달리는 지도 알기 힘든 지금, 할 일은 해야겠다. 있는 힘껏 마이크를 세우고 객석을 연결한다. 이럴 때 쓰려고 외워 둔 근사한 영화 대사를 되뇌어본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