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

Ep.53

2021.05.12

Ep.53당신의 울분, 혹시 이것 때문 아닌가요?

*본문 그래프 수정으로 재발송된 뉴스레터입니다. 인용 혹은 스크랩 시에는 꼭 이 버전으로 부탁드립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놓치지 말아야 할 화두''새로운 관점'을 공유하는 SDF 다이어리입니다.
여러분, 혹시 살면서 울분을 느껴보신 적 있나요? 코로나19 이후에는 어떤가요?
여기에서 분노울분의 차이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울분과 분노의 사전적 정의는 각각 이렇습니다.

사실 사전적 정의를 읽어봐도 자세한 차이를 구분하기는 어려운데요. 2018년부터 한국 사회의 울분을 측정하며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유명순 교수는 울분이란, 부당하고 모욕적으로 여겨지는 일을 당한 사람이 고충과 고통을 겪으면서 본래 품고 있던 정의와 공정에 대한 기본 신념이 붕괴되고, 분노와 함께 답이 없고 희망이 없다고 느끼게 되는 감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유명순 교수는 일상 마모가 크고 누적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감정의 하나로 울분(鬱憤)에 주목해 꾸준히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오늘 SDF다이어리에서는 서울대학교 울분 연구팀 (총괄 :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021 한국사회의 울분 조사 >> 결과를 토대로 지금 논의가 필요한 화두를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보건의료 조직과 건강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연구하는 학자로 코로나19 국내환자 발생 직후부터 매달 국민인식조사를 진행해 왔다. 코로나 팬데믹이 복합사회재난으로 전환되어 가는 시점에서 보건학은 특정한 경계와 구분을 넘어서야 한다고 믿는 학자로 SDF2020 <겪어본 적 없는 세상: 새로운 생존의 조건>에서 불확실성 재난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계약을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0명 중 6명 만성적 울분 상태
지난달 21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발표한 <<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 >> 결과에 따르면 전체 울분 점수 평균은 1.75점으로 이전 조사 (20181.73, 20201.58)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울분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정상의 비율은 낮아지고 국민의 58.2%가 중간(moderate) 또는 심한(severe) 수준의 울분을 겪는 '만성적인(chronic) 울분'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 됐는데요. 이 수치는 2020(47.3%)보다 1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다년간의 조사 중 만성적 울분 (중간+심한 울분)’을 겪는 집단의 비율이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외상 후 울분장애 (PTED : Self-Rated Post 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 도구는
지난 1년 동안의 심하게 스트레스 받는 일을 묻는 19개 문항으로 구성되며 5점 척도,
(0: 전혀 없었다, 1: 거의 없었다, 2: 약간 있었다, 3: 많이 있었다, 4: 아주 많이 있었다) 로 측정한다.
평균을 기준으로 절단값(cut-off)을 적용, 3단계 울분 수준을 나눈다.
(‘이상 없음/정상’(1.6점 미만), ‘지속되는/중간’ (1.6-2.5), ‘심각’ (2.5점 이상))
이때 중간+심한 울분을 합쳐 만성적인 (chronic)’ 울분으로 본다.

자료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
조사 : 서울대 울분 연구진 (총괄 :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케이스탯 리서치
2021224~26, 전국 19세 이상 성인 1,478명 대상 웹설문
연령지역별 비례할당 방식으로 표본 추출
95% 신뢰수준, 최대 허용 표집오차 ±2.55%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유명순 교수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 속에 울분의 경험이 단순히 한번이 아니라 지속 되고있는 상태라는 것을 뒷받침 해주는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독일에 비해 6배 이상 높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울분 순위 5 1순위로 급상승한 것은?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 정치 사안에서 느끼는 울분의 순위 변동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는 이혼, 해고 등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이 일으키는 울분 외에도,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접하는 사회·정치적인 사회적 울분을 측정해 왔는데요. 2018년 조사에서 5순위를 차지했던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항목이 1순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입니다.

연령별로 상세히 들여다봐도 결과는 같습니다. 자세한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20, 30, 40, 50대 이상에서 모두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에서 느끼는 울분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울분 연구를 총괄한 유명순 교수는 2021년 크게 높아진 사회·정치 울분 사안(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은 앞으로 사회적 울분을 줄이기 위해 어느 측면에서 정의와 공정성을 높여야 할지를 엿보도록 했다면서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위한 긍정, 인정, 공정의 역량을 키워 울분을 줄이고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는데요.
한국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설문 결과 또한 유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 합니다. 정치인의 활동이 공정하지 않다고 대답한 비율이 81.8%로 다른 항목 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SDF는 지난해 연구 발표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함께 생존하기 위한 조건으로 새로운 사회 계약이 필요함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회적 신뢰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임을 강조했었는데요. 높아지는 사회?정치적 울분은 어떤 해법으로 접근해 풀어가야 할 지, 그 중심에서 우리 정치권에서 진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이 주요한 과제를 SBS D포럼은 앞으로 깊이 고민하려 합니다.
다음주 SDF다이어리는 석가탄신일 다음인 520일 목요일 오전에 구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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