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

Ep.1

Ep.1🏫학교의 존재 이유는 뭘까? & 유현준 교수와 솔직대담 등

2020.05.13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였습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였습니다. 3월 초 개학과 등교를 만고불변의 진리로 여겨온 사회에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은 학생과 학부모, 교육계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거대한 도전이었습니다.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맞이한 새 학년, 새 학기의 풍경은 이전에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단 몇 초 만에 인터넷 세상으로 등교 했고, 같은 반 친구들, 선생님과는 만나기도 전에 단톡방에서 첫 인사를 나눠야 했습니다. 심지어 시험에, 듣기평가까지 집에서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학생들을 학교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모습의 학교 시스템은 산업혁명 이후 제품의 대량 생산이라는 산업화 시대의 기치를 실현할 공장 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한 필요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16, 미국의 래퍼이자 예술가인 프린스 이에이(Prince Ea, 본명 리차드 윌리암스)가 올린 "나는 학교시스템을 고발한다"는 조금은 도발적인 제목의 영상 혹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된 그 영상을 보면 전화기는 150년을 거치면서 최신 핸드폰으로 크게 바뀌었고 마차는 자동차로 바뀌었지만 학교의 모습만 15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달라지지 않았음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미래를 위해 준비하게 하려는가? 과거를 지향하게 하려는가? 묻는데요.
현재까지 2천만 조회 수가 넘고 댓글이 9만개 이상 달릴 정도로 그 문제의식에 많은 사람들이 큰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Tip : 유튜브 영상 우하단에 자막 버튼을 누르면 한글이나 영어로 자막 번역을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원하든 원치 않든 학교 시스템에 변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학교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혹은 지금처럼 온라인으로 많은 부분의 지식 전달이 이뤄진다면 학교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SDF팀은 교육개혁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테드(TED)영상 "Do School Kills Creativity? (학교가 창의력을 죽이는가?)"TED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연사, 켄 로빈슨 경(Sir Ken Robinson)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자 지난 4월 켄 로빈슨 경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홈스쿨링의 성공적인 사례를 공유하는 팟캐스트🎧를 시작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올린 영상(The Call to Unite)에서는 집단지성을 모아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같이 논의해 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학교 시스템이 획일화된 문화를 만들면서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을 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는 실패했다고 전합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제는 연민(compassion), 협력(collaboration), 공감(empathy) 같은 가치를 중심으로, 개개인의 잠재력을 들여다보고, 서로를 더 연결하고 참여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회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리셋'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공장의 원칙과 알고리즘이 적용됐던 학교를 개개인들의 다양성을 키우면서 운명공동체로서의 공통관심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바꾸기 위해 두 가지 프로젝트가 실험되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첫 번째가 "고바운드리스"라는 제목으로 교육자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집단지성을 모아 코로나 이후 시대의 교육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보고자 하는 취지로 운영되는 플랫폼이고 두 번째는 "헬로지니어스"는 학생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관심사를 쫓고 사회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안전한 배움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 밝혔습니다.
Tip : 유튜브 영상 우하단에 자막 버튼을 누른 후 자동번역을 활성화하시면 한글 번역을 보실 수 있답니다 💬

켄 로빈슨 경이 교육의 소프트웨어를 고민하고 있다면 학교라는 하드웨어는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SDF팀은 코로나19 상황 전부터도 학교라는 물리적인 공간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오고 있는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와 <학교의 미래>에 관해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유현준 교수 : 저는 지금까지 학교 시스템(소프트웨어)은 유지한 상태에서 학교라는 공간(하드웨어)을 바꿈으로써 학교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자고 이야기했었는데요. 예를 들면, 학교 공간을 더 작게 나누거나, 10분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외부로 쉽게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정도였죠. 근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개학도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지경이잖아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학교의 시스템(소프트웨어)도 바뀌는 게 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봐요.

유현준 교수 : 예를 들어, 기존 수업의 30~50%를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현재 교실이 절반 정도가 불필요해 질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 공간은 학생들이 스스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교실을 부수고 테라스를 만들 수도 있겠죠.

유현준 교수 : 지금처럼 일주일에 닷새 등교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도심의 상가나 오피스(특히 1층이 아닌 2, 3)에 공실이 많이 생길수도 있을 텐데요. 저는 그런 도심 공간의 그 일부가 교실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위워크 같은 학교의 공유 오피스의 개념이죠.

유현준 교수 : 미네르바 대학이라고 들어보셨죠? 대학이 한 도시, 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 도시를 돌면서 수업을 듣게 한 것인데, 사실상 대학을 해체한 거죠. 미래의 학교도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학교가 어느 한 동네, 학군에서 이동하지 못하는 개념이죠. 앞으로는 어디든 선택해서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개념으로 바뀐다고 봅니다. 물론, 학교의 기능 가운데는 학생들끼리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 배우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해체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유현준 교수 : 우리 생활에서 <-직장-학교> 3곳은 한 세트로 봐야 해요. 프리랜서 직종의 사람들이 장소를 바꿔가면서 일하기 시작했고, 요즘 주거도 월 단위로 렌트하며 사는 사람이 늘어났죠. 마지막까지 큰 변화가 없던 곳이 학교인데, 학교가 원격 수업이 가능해지면서 <-직장-학교>간의 체인이 헐렁해 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교육과 자산이 연결돼 있었어요. 둘을 같이 연관 지어서 봤죠. 이제는 교육의 기능 가운데 지식 전달의 파트가 원격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사람들이 깨닫게 됐잖아요. 이 연결도 느슨해질 것 같습니다.

유현준 교수 : 그럼요. 당연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참 쓸 데 없는 곳에 시간적으로, 정서적으로 낭비하며 살고 있거든요. 삶이 피폐해지죠. 이걸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모든 아이들이 수학 공부를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유튜브를 보면 공부하고 싶은 관심사들이 다 있고, 인공지능이 비주얼 인포그래픽으로 다 설명을 해주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은 이겁니다. 30명의 학생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졸업을 할 때, 각각 다른 커리큘럼으로 졸업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현준 교수님의 생각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너무 혁신적이라고 느껴지시나요?

SDF다이어리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교육시스템과 학교 공간의 변화를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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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다이어리 Ep1. 학교의 세계]를 작성하던 중 생각난 곡이 있습니다. 🎵
탄탄한 팬층으로 인디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밴드 페퍼톤스(Peppertones)가 만들고 부른 ‘청춘’입니다.
배우 안재홍 주연의 영화 <족구왕>OST이기도 한데요.
<청춘> 가사 중.
짙푸른 봄이 돌아오면 따가운 그 햇살 아래서
만나리라 우리들은 손꼽아 기다린 날처럼
빈 교실과 운동장, 숨죽인 대학 캠퍼스의 현재 모습이 가사와 겹쳐지면서 다시 열릴 학교의 풍경을 상상해 보게 됐습니다. 만약 다시는 예전같은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다면, 당신은 무엇을 가장 그리워하게 될까요? 가사에 집중해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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