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다이어리 구독자 여러분? 혹시 ‘무드미터’라고 들어보셨나요?
매일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가 바로 무드미터[1]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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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미터의 가로축은 ‘쾌적함’의 정도를, 세로축은
‘활력’의 정도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쾌적함도 낮고 활력도 낮아서 매사에 무관심하거나 슬프거나 우울한 상태이면 여러분의 감정은 ‘파란색’입니다. 반면 쾌적함은 낮지만 활력은 높은, 조금은 초조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상태라면 당신의 감정은 ‘빨간색’입니다. 오늘 아침의 상황이 쾌적함은 높지만 활력은 낮은, 평온하고 차분한,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상태라면
오늘 당신의 감정은 ‘초록색’입니다. 반면 쾌적함도 높고 활력도 높은, 평소보다 아주 기쁘고 행복하고
신나는 날이면 당신의 오늘 감성은 ‘노란색’입니다.
지금 이 레터를 읽고 있는 당신의 오늘 아침은
무슨 색입니까?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고 심리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삼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감성 지능’이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해 조절하고, 타인의 감정을 인식해 이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입니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현 예일대 총장인 피터 샐러베이(Peter Salovey) 교수와 뉴햄프셔 대학 심리학과 잭
메이어(Jack Mayer) 교수에 의해 1990년대 개념이
처음 도입된 뒤 1995년 하버드 심리학과 교수인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의 책 <EQ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감성지능’이라는 말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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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지능’에 더 알아 보기
위해 예일대 감성지능센터장이자 ‘감정의 발견’ 의 저자인 마크 브래킷 교수를
지난 26일 화상으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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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지난해, SDF2020에서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기간 동안
심리적 어려움을 더 느꼈다면 어떤 감정인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55%가
불안감을, 29%가 우울감을, 27%가 고립감을 이전보다
더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저희 조사만 봐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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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인간은 사회적으로 연결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지 못할 때 불안하고 우울하고 외로움을 느낍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전에는 감정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본인들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실제로 경험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많은 아버지들이 저를 찾아와 “마크, 이전에는 감성지능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알겠어요. 아이들 있는 집에서 재택으로 일도 해야하고, 요리도 해야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가르치기도 해야하는 상황에 놓여보니 내 감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전략이 시급합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위기의
상황이 감성지능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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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감성 지능의 중요성을 새삼 이해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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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이뤄지는 감성 지능 교육을 “사회?정서 학습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이라고 부릅니다.
저희 센터에서 가르치는 감성지능 관련
다섯 가지 기술은 감정 인식하기(Recognizing) -
감정 이해하기(Understanding) ? 감정에 이름 붙이기(Labeling) - 감정 표현하기(Expressing) - 감정 조절하기 (Regulating)의 알파벳 영문 앞 자를 따서 ‘RULER’라고 하는데요. 현재 미국의
3천개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도입돼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기에 앞서 교사들부터 어른들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실제 적용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교사들이 감성지능관련 언어를 쓰지않으면 아이들에게도 가르칠 수 없습니다. 저한테 지금 감정상태가
어떤지 한번 물어봐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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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습적으로
대답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아무 의미 없는 응답이 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느낌이 더 오돌토돌한 구체적인 답을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자기의 감정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조금 두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지금 상태가 어떤지 물어봐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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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무섭고 화나고 절망적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만약 내 아이가 이렇게 답했다고 생각하면, 혹은 우리 팀원이 이렇게 답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답하지 않는다고 그러한 감정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감정에 대해
얘기를 하는게 익숙하지 않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감정에 대해 묻지 않고, 진정으로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묻고 들어주는 과정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를 더 지지해줄 수 있게 됩니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됐습니다. 감정은
억누르면 실제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불안, 스트레스, 걱정 같은 감정을 누군가와 나눌 수 없을 때 그 감정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밤에 자려고 누워서 계속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감정을 먹는다고 영어에서는 표현하는데요, 감정은 억누르면서 대신
배고프지 않은데도 계속 먹거나 그 감정이 분노로 변해 어디에선가 폭발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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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집에 돌아갔는데 예를 들어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고 칩시다. 동료와
싸웠고 일이 잘 안 풀렸습니다. 동료한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집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당신의 얼굴 표정에서 평소 같지 않음을 벌써 느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아이를 불러서 “아들아, 아빠 오늘 회사에서 좀 힘든 일이 있었단다. 동료와
싸웠는데 아빠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단다. 그래서 지금 후회하고 있고, 내일 어떻게 사과를 해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란다. 그래서
아빠가 오늘 조금 평소같지 않을 수 있어. 양해해주라” 이런 말을 하는 아버지가 있다고 했을 때, 그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연스럽게
굉장한 교육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첫째, 뭔가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도 그것이 나눌 수 있는 얘기라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둘째, 자기가 한 일을 성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나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의 입장도 고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셋째, 아빠도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을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넷째, 그런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섯째, 이러한 힘든
얘기도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애에게 가르쳐주게 됩니다. 이 예시에 나온 방법들이 모두
감성지능의 기술들입니다.
이러한 대화에 우리는 더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감정에 대해서만 얘기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의 감정 상태를 체크하고 저녁에 자기 전에 체크하라는 것, 그리고 일하다 가도 한번씩 내 감정 상태가 지금 어떤지 체크할 것을 권합니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떻지? 짜증난다고? 왜? 그 이유는 뭘까? 이렇게 잠깐 잠깐씩 멈춰서 자신의 감정 상태와
그 원인을 들여다 보자는 것입니다. 연구들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의 원인을 본인이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때 상대적으로 그 감정에 덜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신을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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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책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맥킨지와 함께 진행한 ‘2030년 미래 교육 관련 프로젝트’[2]에
현재 빠르게 성장하는 일자리의 30~40%가 ‘감성지능’ 관련 기술이 요구된다는 결과가 흥미로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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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감성 지능에 대한 관심에 소극적인 사람들도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들이대면 관심을 갖더라고요. 연구결과로 입증된 내용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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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감정은 주의력의 방향을 지정합니다. 무엇을 기억하고 학습할지 선별하는 것입니다.
둘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셋째,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넷째, 돕는 부분. 다섯째,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감성 지능이 높은
관리자는 쉽게 번아웃 되지 않고,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영감을
잘 받고, 더 창의적인 것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실제 기업의
직원들이 감성 지능이 높아지면 조직문화가 더 건강해지면서 실제 성과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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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저희팀은 코로나 이후 어떤 다른 리더십이 필요한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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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뤄진 리더십 관련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에는 대인관계에서의 감성 지능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코로나 전에는 직원에게 “당신이 지금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를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 도와주겠습니다.” 식의 이야기를 잘 해주는 상사를 원했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팬데믹 중에는 스스로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관리자 리더를 둔 직원들이 직업 만족도도 더 높고 번아웃도 쉽게 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하면 감성 지능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남을 돕는 방식이 있고 나 자신을 돕는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결과를 보면 불확실성이 높고 불안한, 힘든
상황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회복탄력성을 보이는 리더를 직원들이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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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양성’이 중요해지면서 어떻게 하면 낯설고 불편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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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나쁜 감정이란 것은 없습니다. 모든 감정은 다 경험입니다. 일단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것이고, 두려움은 위험을 느낄 때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각각의 감정은 다른 경험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원인에 의한 감정인지를 제대로 알고 맞게 이름 붙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남의 감정에 대해 지적하고 비난하는 ‘감정
심판자’가 되지 말고 연민을 가진 ‘감정 과학자’가 되어야 합니다. ‘감정 과학자’가 되라는 것은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이나 상대방의
감정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감정에 대해 배우는 자세를 취하라는 얘기입니다. 배우는 단계에 있을 때 우리는
엄청난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습니다. 배우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거죠. 그런 자세로 감정은 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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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서도 감성지능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셨는데요. 같이 살아가는 사회로서 감정을 더 잘 인지하고 감성 지능의 힘을 믿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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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층위의 정부, 사회,
예를 들면 경찰, 의사, 교사, 서비스 분야 종사자들 모두 감성 지능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공감을 가르치고 다른 관점을 이해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감정 관련 제대로 된 단어를 가르치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타인의 감정에도 관심을 갖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것이 버겁지 않은 아이들로 길러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이러한 감성 지능은 자산입니다.
감성지능은 우리를 더 건강하게 하고 웰빙을
이뤄주며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게 하며 의사결정을 더 잘 할 수 있게 합니다.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주며 또 꿈꿔오던 꿈을 이루게 해줍니다. 최고로 좋은 모습의 나로 만들어준다 생각하면 됩니다.
감성 지능을 가치 있게 느끼고 더 많이 가르치게
될 때 우리는 시민으로서도 이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사회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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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드미터(Mood Meter)는 보스턴 칼리지 제임스 러셀(James
Russell)교수가 개발한 ‘원형감정모형’을
토대로 설계됐습니다. 러셀 교수는 인간의 감정에 ‘쾌적함’(Pleasant)과 ‘활력’(Energy)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는데 이 두 요소만 있으면 모든 감정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드미터는 2004년
데이비드 카루소와 피터 샐러베이의 책 <사람과 조직을 끌어당기는 하트스토밍> (The Emotionally Intelligent Manager)에서 처음 사용됐으며 이후 카루소와
마크 브래킷 예일대 감성지능센터장이 이 도구를 사회, 정서 학습체계인 RULER(감정인식하기-감정 이해하기-감정에
이름붙이기-감정표현하기-감정 조절하기)의 중심축으로 발전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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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면서 혹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 내에서도 ‘감성 지능’이
더 필요한 섹터가 있는지 마크 브래킷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브래킷 교수는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정부에서부터 대통령까지, 기업의 CEO에서부터 학교까지 모든
영역의 리더들이 감성 지능에 더 관심을 가질 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감성 지능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택해보겠다는 가치의 변화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오늘부터
감성 지능에 조금 더 관심 가져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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