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드레스 색깔 논란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여러분은 이 드레스가 어떤 색으로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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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클릭시 이슈가 된 원본사진으로 이동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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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MIT와 웰즐리 대학의 뇌인지과학자 3명이 140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봤더니 정말로 사람에 따라 색을 다르게 보더라는 것입니다. 57%는 파란색/검은색으로, 30%는 흰색/금색으로, 11%는 파란색/갈색으로, 그리고 2%는 또 다른 색으로 말입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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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드레스 색은 파란색/검은색이었다고 하는데요. 이 사진이 약간 어두운 곳에서 찍혔다고 뇌가 인지한 사람은 흰색/금색으로 봤고, 반대로 밝은 곳에서 찍은 사진이라 뇌가 인지한 사람은 파란색과 검은색으로 봤습니다. 같은 드레스를 놓고도 뇌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에 따라 실제 다른 색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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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우리가 정말로 세상을 다르게 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김대식 교수는 실제 인간 뇌의 구조나 뇌의 진화 과정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가 믿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뇌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가상현실도 인간은 충분히 새로운 실제 세상으로 인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1] Rosa Lafer-Sousa,* Katherine L. Hermann,* and Bevil R. Conway, <Striking individual differences in color perception uncovered by The Dress photograph>, Curr Biol. Author manu; available in PMC 2016 Jun 29. Published in final edited form as: Curr Biol. 2015 Jun 29; 25(13): R545?R546. Published online 2015 May 14. doi: 10.1016/j.cub.2015.04.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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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디지털 현실을 만들었는데, 인간의 뇌가 아무리 디지털 현실이 진짜 같아도 진짜와 가짜를 언제나 구별할 수 있고, 디지털 친구가 얘기해주는 것은 어차피 안 믿고 혼동하지 않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면 저희 이 프로그램 할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뇌과학자로서 ‘메타버스’에 대한 책을 쓰기 시작한 첫 번째 이유가 인간의 뇌의 구조, 그리고 인간 뇌의 진화 과정을 보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믿는 것만큼 그렇게 확실하지 않다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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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제가 조지아 대학 게임과 가상환경 랩 소장이자, 저널리즘과 매스미디어대학의 안선주 교수를 만나 직접 최신 VR를 체험했을 때 실사같은 완벽한 그래픽의 완성도가 아닌 데도, 또 하나의 다른 세계로 느껴지던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김대식 교수의 얘기가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되었습니다.
🔗 관련 뉴스레터: 팀장의 가상현실 체험기 “이게 머선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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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현실’이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이것 자체가 무슨 질문의 대상일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 현실이라는 곳은 내가 그냥 눈 뜨고 보이는 그냥 이거 아닐까? 뭐 공기 같은. 그리고 여기에는 몇가지 믿음이 있습니다. 막연하게 믿는. 그건 뭐냐면 현실은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두 번째, 영원하다. 세 번째 만들어질 수 없다. 그런데 뇌과학적으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지난 100년 동안 현대 뇌과학의 결과를 다 우리가 모아보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 바깥 세상이 절대로 이렇게 (우리가 생각한 대로) 생겼을 수가 없다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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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보라색 동그라미의 크기가 어떻게 보이시나요? 어느 쪽이 더 크게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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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크기에 대한 착시 실험> ‘메타버스 사피엔스’ 59p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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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재보면 두 개의 보라색 동그라미의 크기는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매번 오른쪽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제 뇌가 상황을 절대값으로 보지 않고, 비교를 통해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큰 원에 둘러싸인 원을 뇌는 ‘작다’라고 먼저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항상 더 작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것의 상당부분이 이렇게 뇌가 인지한 데로 인식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실제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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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색깔, 색깔이라는 것은 물리학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뇌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3차원적인 구조도 아마 뇌 안에서 상당히 많은 분야가 만들어지는 것일 거고. 우리가 착시 현상 실험을 통해서 ‘어? 현실이 이렇지는 않겠구나’라는 이 정도는 알 수 있지만 진짜 현실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대부분이 뇌를 통해서 해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만약에 현실이 완벽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가 느끼는 현실이 동일해야 되겠죠. 그런데 박쥐가 느끼는 현실과 인간이 느끼는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박쥐는 현실을 초음파로 느낍니다. 우리 인간은 초음파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눈, 빛, 광자를 사용해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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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까지 현실이 하나라고 믿고 살아온 것일까? 인간이든 동물이든 우리는 지구에서 같은 현실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김대식 교수는 우리가 ‘같은 현실’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정말로 모두가 똑같은 현실을 보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서 서로간에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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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대의 배경 같은 것이 아니라 대화, 소통, 그리고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이라는 거예요. 이런 관점에서 결국 ‘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비슷한 경험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그것이 인간 뇌에게는 ‘현실’이라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디지털 현실’이 아직 현실이 아닌 이유는 뭐냐면 세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들어가는 게임방이 다르기 때문인 것이죠. 그렇지만 메타버스 안에 있는 서비스들이 연결이 되고 교집합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A라는 게임에서 썼었던 내 캐릭터가 B에도 가니까 그대로 있고 유지가 되면, 인간 뇌의 머리 안에서는 이것 역시 현실이라고 느끼기 시작할 것이라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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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군다나 어려서부터 인터넷에 많이 노출된 세대는 오히려 인터넷이 현실 세상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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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항상 태어날 때는 미완성 상태로 태어나고, 모든 동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기가 하나 있습니다. ‘결정적 시기’라고 불러요. ‘크리티컬 피리어드’라는 것인데요. 동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오리는 태어나서 몇 시간, 고양이는 태어나서 4주에서 8주, 원숭이는 1년, 우리 인간은 10년에서 12년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이 결정적 시기에는 우리 뇌가 아주 말랑말랑 해요. 그래서 신경 세포가 많이 사용되면 사용될수록 연결고리들이 강화가 됩니다. 뇌는 결정적 시기에 확률적으로 존재했었던 현실에 최적화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뇌를 완성시킨 현실을 ‘고향’이라고 부릅니다. 고향이 편하고 좋은 이유는 그 환경이 나의 뇌를 완성시켰고 그 환경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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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통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뇌가 형성된 시기 10살에서 12살까지 내가 주되게 살아온 곳이 ‘고향’이라는 김대식 교수의 주장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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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 세대 또는 알파 세대의 특징이 뭐냐면 결정적 시기에 이 친구들은 아날로그 현실, 진짜 사람하고 관계를 맺기 전에 디지털 현실, 게임이 됐든 디지털 현실과 아바타를 먼저 경험해버린 거예요. 우리가 잘못한 거죠. 얘네들이 어렸을 때 울면 같이 놀아줬어야 하는데 아이패드를 던져줬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 친구들의 뇌는 아날로그 현실과 진짜 인간보다, 디지털 현실과 아바타에 더 최적화된 뇌가 만들어져 버린 거예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제트 세대, 그리고 그 이후에 10살 미만의 알파 세대들은 정확하게 보자면, 이 친구들의 고향은 대한민국이 아니고 ‘인터넷’이라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자란 어린 아이가 나중에 커서 한국 어른이 되고 한국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신기하게 향수병이 있을 거라는 거잖아요. 이 친구들의 고향은 ‘인터넷’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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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을 접한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노출이 되어야 ‘고향이 인터넷’이라고까지 느끼게 되는 지는 조금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왜 어린 아이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너무 일찍 노출하는 것이 좋지 않은지, 또 특히 ‘코로나’ 시기에도 디지털 기기 보다는 직접적인 대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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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이 고향인 제트 세대와 알파 세대가 아날로그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거기에는 선거 제도도 없고 아마 민주주의도 없을텐데 인터넷이 고향인 제트 세대, 알파 세대들이 10년, 20년후에 제대로 유권자 참여를 할 수 있을까요? 기업차원에서도 이들의 선호도와 롤모델과 브랜드가 아날로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메타버스에서 다 만들어질 거라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관심을 안 가지셔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 국가, 사회적인 관점에서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미래의 소비자, 미래의 유권자, 미래의 군인들이 가지는 선호도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세상일 수 있다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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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교수는 낮은 차원에서는 ‘메타버스’를 고향이라고 느끼는 새로운 인류가 나타났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더 큰 관점에서는 우리가 이미 뇌를 통해 같은 플랫폼에 살고 있다라는 착각을 해왔다는 차원에서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사피엔스’라고 말했습니다. ‘메타버스 사피엔스-또 하나의 현실, 두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 시대의 인류’는 지난 1월 김대식 교수가 새로 출고한 책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뇌과학적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우리가 구분할 수 있어야 가능한 범위안에서의 최악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라고 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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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왜 가능한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이런 방향을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길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 대신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되겠죠. 다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방향을 바꾸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겠죠. 아무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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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인간의 자아는 ‘메타버스’로 확장할 준비가 이미 다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뇌과학적으로는 충분히 자아 확장이 가능하고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현실도 또 하나의 현실로 인간이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라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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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대식 교수는 이러한 다중현실이 가능하다면 누가 진짜인지를 둘러싼 인증 이슈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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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소유권 문제가 해결이 되고 정책적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할 수 있을까요? 블록체인으로 할 수 밖에 없겠죠. NFT(대체불가능한 토큰)라는 기술이 메타버스에 지금 다 녹아들어가는 이유가 바로 오리지널과 카피의 차이를 NFT를 통해서 ‘인증’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김대식이라고 주장하는 아바타가 1000명이 있어요. 나 같이 막 행동하고 말하고 데이터를 가지고. 큰일 나잖아요. 돈 써버리고. 은행에서 융자를 내고.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면 메타버스에서는 NFT만 있어서는 안되고 ‘NFP, 대체불가능한 사람, 개인 한 명 한 명이 블록체인을 받아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 하나는 메타버스 시대에는 현재 우리가 주민번호를 받는 것 같이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블록체인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의 아바타가 나라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입니다. 지금은 기업이 주겠다는 거죠. 현재는 기업을 통해서 제공되고 있는데 기업이 100년 후에도 있을까요? 1000년 후에도 있을까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개인 한 명한 명당 블록체인을 줘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사실 우리의 논의는 거기까지 오지도 않았어요. 개인적 블록체인은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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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정말로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이 여러 개로 분열된다면 ‘공동체’의 개념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다들 메타버스 안에서만 살고 싶어하는 세상이 된다면 아날로그 세상의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날로그 세상의 문제를 둘러싼 ‘공론장’의 기능은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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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이라는 정확한 답은 없을 것 같아요. 그 대신에 언제, 그리고 누구와 이건 제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 지금 당장. 누구와? 특히 젊은 친구들과, 미래 메타버스 주민들과 공론장의 중요성 이런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합니다. 우리는 공론장의 중요성을 다 알고 있죠. 그럼에도 그것을 활용하든 안 하든 그건 다른 질문이겠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뭐냐면 제트 세대와 알파 세대에게 ‘공론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없거든요. 공론장이라는 것이 있어야 되는 이유는 현실이 하나이기 때문에. 현실은 하나인데 사람은 다양한 것을 원한다 그럴 때 현실을 쪼갤 수가 없잖아요. 민주적인 방법, 그리고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방법 중에 그나마 가장 평화적이고 개인의 자유를 지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자유로운 언론, 표현의 자유 그리고 공론장이잖아요. 다들 선호도가 다르지만 편하게 와서 동등하게 토론을 하면 합리적인 선택을 우리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아이디어였을텐데 메타버스로 가는 순간 제가 봤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공론장이 사라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론장이 있어야 되는 이유를 더 이상 못 느낄 거라는 거죠. 본인만의 현실을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인데. 본인만의 현실을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은 착시 현상입니다. 왜냐? 디지털 현실에서만 가능하죠. 우리 인간의 몸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있어야 되기 때문에 아날로그의 현실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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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교수는 지금의 메타버스는 과거에 우리가 초기 휴대전화를 벽돌폰이라 했었던 것처럼 지금의 메타버스는 ‘벽돌 메타버스’라고 상상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제 완성 제품이 아니라 그 길로 가는 첫 번째 모델이라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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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개념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면 10년 정도 너무 일찍 시작이 됐어요. 기술적으로 우리가 준비가 안되어 있었어요 사실은. 지금 들어가면 형편없어요. 아마 원래라면 한 10년, 15년동안 실리콘밸리 인사이더들끼리 계속 이런 얘기를 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해보고 한참 하다가 10년, 15년쯤 아마 거창한 플랫폼을 딱 냈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그때 가서 깜짝 놀랐을 거예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모바일 인터넷, 안드로이드 등장했을 때 우리가 그랬거든요. AI, 2015년에 알파고 나왔을 때 그랬거든요. 언제 이런 거 만들고 있었지? 한 달 전에 만든 거 아니에요. 지난 화요일부터 만든 게 아니고 10년, 20년 전부터 토론하고 만들어온 것이죠. 원래는 실리콘밸리 인사이더들끼리만 논의하고 개발했을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코로나 덕분에 일찍 노출이 된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초기부터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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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교수는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 기회는 놓쳐서는 안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2022년에 우리가 고민해야할 미래를 위한 담대한 도전이 무엇일까? 묻는 마지막 질문에는 바로 “현실과 가상현실의 두 세상이 같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찾아내는 것”이라면서 그게 가장 큰 인간의 도전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MIT 미디어랩의 신임 디렉터 우주공학자 다바 뉴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이정애 기자, sdf@sbs.co.kr, ca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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