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DF다이어리’입니다. 100회를 맞아 저희가 선보인 ‘지식탐구유형’ 테스트 재미있게 해보셨나요?
결과데이터를 보니 저희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 가운데는 ‘호기심 많은 지식여행가’ 유형이 가장 많고(48%), 그 다음이 ‘열정적인 지식탐험가’(24%), ‘지식사유형 철학가’(19%), ‘집단지성형 지식명장’(9%)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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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SBS 미래팀만 봐도 4가지 유형이 다 고루 포함돼 있어 흥미로웠는데요. 같은 관심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어도 ‘지식탐구유형은 다양할 수 있구나!’, ‘다양해서 어쩌면 더 풍성한 시각을 전할 수 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이번주부터는 야외에서 마스크도 벗는 등 코로나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2년 거리두기 하는 동안 위축됐던 ‘사회적 관계’를 어디까지 복원할 것인지, 또 이전과는 다른 관계 맺기에 관심을 갖는다면, 나는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어떤 커뮤니티부터 속하고 싶은지 새로 생각해보고 정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코로나 이전부터 다른 방식의 커뮤니티 빌딩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실험을 해오고 있는 문영훈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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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팀에서 문영훈 대표를 알게 된 것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다음 인터뷰이로 추천해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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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일을 하는 젊은 친구예요.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자치적으로 매우 잘 돌아가요. 그 안에서 스타트업들도 나오고 시가 총액이 1조가 넘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뭘 생각하는지 보고 싶다면 꼭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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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지막날, 삼성동에서 문영훈 대표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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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표님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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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영훈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씨디티(cdt) 다오[1]’라는 커뮤니티 인큐베이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비트코인을 처음 접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구조 같은 것을 더 좋게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많다 생각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 군대에서 만난 하시은 공동대표랑 같이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잘 모르던 때였거든요. 주변에서 사기도 많이 당하고 그런 게 안타까워서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방송을 하자 이런 개념으로 ‘블록체이너스(블록체인ers)’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관심을 많이 받게 됐습니다.
당시 저희가 좀 재밌는 질문들을 던졌는데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서 ‘비트코인’이랑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엄청나게 혁신적인데, '이 기술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꿀까?’를 묻고,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를 바꾸는데 사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좀더 깊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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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ers> 유튜브 방송시절 하시은-문영훈 공동대표 ©nonce 🔗 이미지 클릭시 관련 사이트로 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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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철학 가운데 특히 ‘비허가성’[2]이라든지, 분산화(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사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이미 직업들이 다 프리랜서화가 될 것이다 그런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2017년 블록체인을 배우고 싶다고 하는 어린 친구들을 저희 집으로 무작정 초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든지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공간에 와서 같이 공부하고 서로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좀 만들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확장이 돼서 ‘논스’[3]라는 (함께 일하고 같이 사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공동창업을 하게 됐고, 2~3년 정도 대표로 있다가 나왔어요. 그러다 2021년에 NFT[4]를 기점으로 블록체인이라는 게 대중들의 의식 속에 깊게 파고 들기 시작을 했고 이제는 좀 더 이러한 블록체인의 방법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블록체인을 잘 갖다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씨디티(cdt)라는 ‘커뮤니티 인큐베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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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오(DAO)는 탈중앙화 자율조직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영문 앞자를 딴 말로 중앙에서 관리하는 주체 없이 개인이 자율적으로 투표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뜻한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 등 이더리움 개발진들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다오는 코드에 계약의 내용을 담고 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하는 다수의 당사자들이 승인하는 과정을 통하기 때문에 서로 누구인지 몰라도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집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이다.
[2] 블록체인의 원칙 가운데 하나인 비허가성이란(permissionless) 누구의 허락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에서는 개인간 직접 가치 교환이 이뤄지고 오픈소스 프로토콜과 탈중앙화된 검증 네트워크로 인해 보안이 담보됨에 따라, 개발자가 정부나 은행, 인터넷 플랫폼 등의 다른 허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마음대로 구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는 어떤 일을 실행할 때 누구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비허가성’이 혁신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3] ‘논스’는 ‘미래 혁명가를 위한 베이스캠프’라는 슬로건을 걸고 ‘블록체인’의 철학에 공감하는 100여명의 멤버들이 5개의 호점에서 같이 살고 일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커뮤니티이다. 🔗https://nonce.community
[4]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가상 자산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희소성과 유일성의 가치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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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허가성’이라는 말이 조금 생소한데요. ‘비허가성’의 컨셉에 대해 조금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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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는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요즘 많이 얘기되고 유행인 ‘다오’라는 조직 구조의 초기 버전인 것 같아요. 당시 ‘비허가성’이라는 의미는 ‘개인’에게 힘이 더 실리는 것을 말했던 것 같은데요. 분산화(탈중앙화)랑도 관련이 있고 예를 들어 탑다운 방식으로 ‘너 이거 해’라고 얘기하는게 아니라 ‘나 이거 하고 싶어’ 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제안이 이뤄지는 이런 것이 저희는 ‘다오’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이제 비허가성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렀던 것 같아요.
저희가 그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일의 미래’였습니다. 지금은 주식회사에 들어가서 회사에 소속이 되어서 지분은 갖지 않은 채로 마치 오너십이 있는 것처럼 일하라고 강요를 받고, 9시부터 6시까지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회사에 할애하면서 자기의 아이덴티티가 회사에 묶이는 것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회사 직원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너무 강력하다 보니 실제로 많은 분들이 사실은 한평생 그 아이텐티티에 갇혀서 정말 자기가 꿈꾸고 좋아했던 것은 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때 저희는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이라는 기술과 현재의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그 두 개에서 좀 많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 ‘최대한 많은 사람을 퇴사 시키자’가 저희의 목표였거든요. 좀더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는 커뮤니티? 그거 뒤에는 사실은 블록체인 기술이 있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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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신입 사원들이 사직서를 내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어쩌면 문영훈 대표 같은 분들이 꿈꾸는 세상에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이 앞장서 퇴사를 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강조하는 ‘비허가성’은 누구의 허락 없이도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는 것이라 설명했는데, 최근 백신 접종 등을 둘러싸고 부상하는 ‘자기결정권’과도 철학이 연결되는 개념으로도 이해가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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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두 명이서 제 오피스텔에서 시작했다가 인원이 많아지면서 강남의 50평 정도 되는 빌라를 빌렸는데,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친구들이 거기 바닥에 다 널브러져서 약간 난민 캠프같이 생활했어요. (처음에는) 비트코인을 좋아하는 그런 조건만 있다 하면 누구든지 와서 살았는데 각자의 색깔을 우리가 어떤 하나의 방향으로 맞추기 보다, 오는 친구들이 다 자기만의 어젠다를 들고 왔어요. 그래서 누가 오느냐에 따라 커뮤니티의 색이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진화해 간 거죠. 자기 위치에서 사업을 한 친구도 있고 커뮤니티를 만든 친구도 있고 규모가 커져서 그 다음에는 건물 전체를 빌리고 제가 있을 때까지 마지막에는 4채 정도의 집을 (코리빙 스페이스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한번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80~100명 정도 됐고요. 수백명 정도가 논스를 거쳐갔는데 당시 논스에서 먹고 자고 한 친구들이 좀 많은 기업들을 창업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때 같이 살았던 경험들이 서로에게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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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논스라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마을은 5채로 운영되고 있다[5]> ©no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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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논스’입주 절차는 지원서를 작성하면 운영팀과 티타임을 하고 입주 후 챌린지 기간까지 총 3단계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는 호점별로 또 몇인실인지에 따라 6인실에 60만원에서 4인실에 90만원까지 다양하다. 계약기간은 1년이나 평균 15개월 정도 같이 산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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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같이 모여서 살았다고 했는데 쉐어하우스 같이 공간을 공유하는 분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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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를 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공동의 문제의식’입니다. 그냥 친목을 도모하는 커뮤니티도 있겠지만 정말 오래가고 어떤 강력한 사회문화적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티는 그 핵심 문제의식이 얼마나 통일되고 강력한가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당연히 ‘비트코인 커뮤니티’였으니까 비트코인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비트코인의 문제의식’이라 함은 중앙화된 어떤 국가가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그런 화폐 시스템에 대항해서 나온 것이라 어떻게 보면 반항적일 수도 있는데요. 다르게 생각하면 지금의 사회시스템이 과연 최선인가? 에 대해 질문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비트코인하고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저희가 상상하기 시작한 다른 삶은 다섯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돈과 관련된 통화적인 측면이고요. 두 번째가 법률과 관련된 사법관할권적인 측면, 세 번째가 금융적인 측면, 네번째가 오늘 제가 좀 집중적으로 말하고 싶은 사회 경제적 구조 관점, 그리고 다섯번 째가 메타버스 시대의 영토적인 관점입니다. 저희는 이게 모두 새로운 어떤 메가 트랜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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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지금 하시는 씨디티(cdt)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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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컬렉팅을 개인적으로 하다가 이게 점차 발전이 되어서 이런 형태로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논스’에서 저는 강력한 문제의식을 가진 어떤 틈새의 커뮤니티가 성장하는 과정을 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거죠. 당시 이 친구들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 자체가 처음에는 매우 좁은 어떤 분야였지만 이게 큰 재정적인 성공을 가져다 주면서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거죠. 기존의 ‘논스’는 기술과 금융 쪽에 초점을 뒀다면 씨디티(cdt)는 다른 분야에도 블록체인의 방법론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좀 더 전위적인 예술가적 자세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술가적 자세라는 것은 ‘질문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이제 NFT랑 ‘다오’라는 도구가 나오면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커뮤니티들도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사회의 각 분야에 좀 적용을 시키는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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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떻게 보면 디지털 세상에서 만들어가는 블록체인 중심의 그 세상은 없던 세상을 이제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잖아요. 전에 다른 인터뷰에서는 ‘새로운 도시를 설계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라고 표현한 게 인상적인데요. 그 과정에서 꼭 이뤄져야 하는 논의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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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대해 사실은 좀 재미없는 답변이 준비가 되어 있는데, 저희의 방법론은 사실은 좀 더 ‘고전에 집중하자’ 입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모든게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된다”[6]라고 말을 했는데 저는 그게 정말로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요즘 시대에 다들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트렌드가 변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거다 그런 말들을 너무 많이 하는데요. 정작 저희는 오히려 그리스로마 철학을 같이 공부하고요. 마샬 맥루한[7]부터 프리드리히 키틀러[8]에 이르는 매체이론도 공부를 하고 있고요. 고전에서 답을 찾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트렌드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인간으로서 어떤 것들이 우리한테 지금 필요한가 이러한 질문들을 많이 던지게 되는 것 같고요. 철학적인 부분에서 오히려 더 많은 답변을 좀 찾고 있습니다.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정말로 ‘개척’을 하려한다면 고전 철학과 더불어 자기 자신에게 모든 답이 있다라고 생각돼요. 내가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 NFT와 다오라는 도구로 뭔가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 좋을 것 같고요. 내 주변의 좀 작은 문제의식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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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2012년 열린 아마존 웹 서비스 컨퍼런스(https://bit.ly/3y6qojl) 에 출연해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 얘기로 <“사람들은 보통 저에게 10년 뒤는 어떻게 바뀔까요?”라고 흔히 묻는데 아무도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라고 묻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라고 말한데서 비롯된 명언입니다.
[7]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 테크놀로지가 우리 인간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찰력 있게 보여준 우리 시대의 대표 학자이다. 특히 ‘미디어는 메시지다’, ‘지구촌’, ‘핫미디어 쿨미디어’ 등의 개념을 처음 사용한 학자로 유명하다.
[8] 독일의 문학평론가이자 미디어 이론가. 영화, 타자기, 축음기와 같은 아날로그 매체를 비롯하여 컴퓨터 등의 디지털 매체를 연구하였다. 그는 이 매체들을 인간의 정신으로부터 자율적으로 기억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매체이자 기록체계라는 관점에서 탐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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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오’의 형태도 한가지 유형은 아니고 만드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 커뮤니티가 달라질 텐데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다오의 거버넌스[9]는 뭐가 다르게 운영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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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핵심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직원이 아니라 ‘주인’이 ‘나’라는 게 가장 다른 것 같고요. 그랬을 때 회사에서는 내가 지분이 없는데 ‘다오’에서는 커뮤니티를 같이 키워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노동 소득 이외에 문화자본까지 얻을 수 있게 하는게 중요한 것 같고요.
그 다음 두번째는 개인에게 힘이 실리는 것입니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절차 자체가 바텀업 방식이 메인이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다오’라는 것은 공동의 자금을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랬을 때 멤버들이 돈을 모아서 100억 정도의 공동자금을 만들어 놓고서 각각의 사람들이 활용을 하면 저희 커뮤니티가 다 같이 커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예산이 5억 정도 필요한 사업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 같이 토론하고 투표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통과가 되면 실제 ‘스마트계약[10]’ 에 따라 공동 자원, 자산이 이제 배분이 되는 형식이다 보니 바텀업 방식의 제안이 핵심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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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주어진 자원 제약하에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를 뜻한다.
[10] 계약 조건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됐을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게 하는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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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실 이러한 ‘다오’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우려하시는 입장도 많고, 돈 많은 사람들만 모여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는 어떤 의견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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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이시고요. 지금은 돈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을 많이 갖는 방식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꼭 그렇게 설계될 필요는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런 고전이라든지, 인문학적인 것을 좀 강조를 많이 하는 다오인데요. 현재 다오들이 너무 많은 문제를 겪고 있어요. 포텐셜은 크지만 잘 돌아가는 다오가 많냐 하면 ‘거의 없다’라고 보시는 게 맞고요.
돈 많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냐 하면 돈으로 기여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정말 어떤 시간과 마음으로 기여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시간과 아이디어, 마음으로 기여하는 사람들한테 더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많이 있어요. 토큰 매커니즘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내가 이 정도의 시간과 마음을 썼을 때 더 좋은 보상이 나갈 수도 있고 의결권의 권한도 차등적으로 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그런 비판도 당연히 인정을 하고, 현재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으나 미래에도 계속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떠한 가치관과 원칙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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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에 씨디티에 대해 얘기하실 때 다섯 가지 포인트 가운데 오늘은 사회, 경제적인 구조에 대해 말씀을 하고 싶다 얘기 하셨는데요. 보통 다오나 블록체인 기술이 개인만 생각하는 것 아니야 생각할 수 있는데 사회, 경제적 구조를 생각하신다고 하니 반갑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더 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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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 경제적인 구조 자체가 ‘다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자기 아이덴티티를 형성해가는 방법, 경제활동을 하는 방법이 주식회사랑 많이 연관이 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주주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와 많이 맞닿아 있는 것이죠. 그랬을 때 다오라는 형태는 이제 '커뮤니티적인 형태로 더 많이 전환이 될 것 같다'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어떻게 보면 사회 경제적인 구조의 진화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예요. 어떤 회사에 소속이 되어서 일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동호회 (형식으로) 활동하면서 돈을 버는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상주의적으로 들리 수도 있지만 NFT와 다오라는 도구의 강력함 등을 보시면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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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존 사회가 한계가 있어서 블록체인 세상에서 새로운 실험을 한다는 면은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럼 어떻게 다르게 살 것인지를 정말 치열하게 논의를 한다거나 해야할 것 같은데 현재의 상황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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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대부분의 다오가 어떻게 해야될 지를 많이 모르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거품이 많이 끼어 있냐? 분명히 많이 끼어 있습니다. 진정성이 없는 팀들이 많냐? 그것도 맞고요. 그렇다고 그럼 그게 미래가 아니냐? 그것은 더 아닌가 같아요. 노이즈가 뭔지, 본질이 뭔지 본질에 집중하는 팀을 잘 파악하는게 중요하고요.
예를 들어드리면 저희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커뮤니티’, 저희 씨디티에서는 커뮤니티 빌딩 프레임 워크를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그랬을 때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커뮤니티’의 정의예요. 우리 커뮤니티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그 다음 단계는 멤버 큐레이션이예요. 명확한 핵심가치와 엄격한 큐레이션이 중요합니다. 내가 특정 가치를 문화로 대변하고 싶으면 그것을 믿는 멤버들을 잘 선정할 필요가 있다. ‘내 핵심가치를 믿지 않는 사람이 멤버로 내부에 들어왔을 때 이제 커뮤니티가 와해되기가 너무 쉽다’라는 말씀을 드리고요. 세번째는 ‘공동의 행동’과 보상 영역입니다. 어떤 행동을 같이 하면서 내부적인 소속감을 키우고 외부로부터는 나도 저기 들어가고 싶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인가? 궁극적으로 가치가 창출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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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놀기만 하는 커뮤니티는 아니다. 커뮤니티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치가 창출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이번 연도에 론칭을 몇 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기후변화쪽의 큰 프로젝트를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국가나 기업이 아닌 개인이 어떻게 기후변화를 막는 행동을 같이 하면서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우리가 지금 인류가 처한 가장 큰 문제인 지구 온난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좀 쇼케이싱해주고 싶은 게 이제 2022년도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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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다오’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여러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 관심을 가져야 된다 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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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지금 33살인데, 주변 친구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져요. 회사에서 행복하니? 그러면 직장인 관점에서 '더 이상 많이 행복하지 않다'라는 답변이 너무 많이 나오고요. 너무 많이 ‘나의 것을 하고 싶어’ 라는 말을 합니다. 지금의 그런 시대 상황을 봤을 때 ‘블록체인’이나 ‘다오’라는 것은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하는게 아니라 좀 더 자발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게 누구한테는 더 잘 맞고 누구한테는 또 잘 안 맞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다오가 더 쉬운 길인가?” 하면 저는 그것은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더 행복한 길이냐?” 그러면 그것은 맞는 것 같아요. 일을 통한 나의 자아실현이 너무나 중요해지는 시대인 것 같고요. 자유롭고 싶고 정말 자기의 자아실현과 재정적인 보상이 일치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너무나 크거든요. 그런데 ‘다오’ 같은 도구가 조금 테스팅을 해보니까 이것을 채워줄 수 있는 힘이 강력한 것 같아서 아직은 성공적인 다오가 많지 않지만, 빠른 시일 내에 나와주면 제가 봤을 때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돼서 2022년에는 그것을 한번 해보자 단순히 막 돈 많고 투기를 위한 게 아니라 진짜로 잘 했을 때 실질적인 가치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겠구나 그것을 좀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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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문영훈 대표의 비전에서 관심을 가진 부분은 현재의 세상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며 지금의 세상이 최선인가 고민하는 부분이었는데요. 문영훈 대표는 본인이 꿈꾸는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를 막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환기를 맞아 기존의 국가 주도의 내러티브가 빠른 속도로 신뢰성을 잃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에서 기본적인 원칙부터 고민하는 리더들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기후 위기에서부터 파시즘의 위기, AI 등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도래함에 있어 기존의 우리의 사회 구조, 법체계가 본질적으로 지금 우리 세상에 맞긴 한지, 그 질서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를 비판의 중추신경계를 더 세워서 고민하고 직접 ‘다오’라는 도구를 사용해 본인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에 집중하다 보면 그게 가장 글로벌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문영훈 대표의 ‘다오’를 통한 커뮤니티 실험 어떻게 보셨나요? 문대표는 ‘전위와 고전’이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결국 본인들이 믿는 ‘전위(Avant-garde)’는 고전의 전복이 아닌 ‘고전의 껍데기를 쓴 가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했는데요. 우리 시대의 ‘진짜’는 무엇인지, 새삼 나는 어떤 커뮤니티의 일환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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