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꿈이나 목표가 없는 사람의 인생이 불행하지 않으려면 어떡해야 할까? 할 게 없는 시간을 때워줄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야 한다. TV, 영화, 미드, 애니메이션, 게임, 스포츠, 웹툰, 커뮤니티, 유튜브 등등. 어려서부터 나는 그런 콘텐츠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면서도 내가 콘텐츠 창작자가 되리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중학교 중퇴로 배운 것도 없고, 평생 책도 안 보고, 잘하는 것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2016년 5월의 어느 날, 뜬금없이 단편을 하나 쓰게 됐다.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글로 무언가를 이룬다거나 그런 거창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고, 창작 소설이 활발하게 올라오는 게시판에서 놀고 싶어서 한 번 써본 거였다. 태어나서 처음 써본 글이라 정말 엉망진창이었는데, 사람들은 '재밌다'고 해줬다. 평생 남의 콘텐츠를 즐기기만 한 내가 누군가를 재밌게 해주다니! 그때 느낀 환희와 보람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날 이후로 2, 3일에 한 편씩 글을 쓰기 시작해서 1년 반 동안 300편의 글을 썼고, 댓글의 가르침과 응원에 힘입어 <회색인간>을 포함한 5권의 책을 출판했다.
평생 꿈이 없어서 시간을 때울 재밌는 걸 찾아다녔는데, 그 중에 가장 재밌는 건 내가 누군가를 재밌게 해주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재미가 되기 위해 지금도 계속 3일에 한 편씩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