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

Ep.20

2020.09.23

Ep.20SDF X ART 네 번째 이야기 : 열다

SDF 다이어리에서 나눈 지난 이야기
📄 2020.09.09 SDF X ART 두 번째 이야기 : 듣다 [Ep.18]
📄 2020.09.16 │SDF X ART 세 번째 이야기 : 보다 [Ep.19]

* 각 이미지에 링크한 영상을 시청하시면 작가들의 기발하고 깊은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듣는 행위는 보는 행위보다 생존에 훨씬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점점 더 세상은 듣지 않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신념, 이념, 메시지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보다도 듣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러한 주제를 강력하게 구현하고 싶어요.”
- 페르마타최우정 작곡가
올해 초, SDF는 예술가 집단 페르마타팀과 코로나19 이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맞닥뜨린 우리 사회에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SDF팀은 지난 몇 달간, ‘페르마타팀 소속 다섯 명의 예술가들이 나눈 대화와 공동 작업의 과정을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페르마타 팀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소리였습니다. SDF 다이어리는 9월 한 달간 이들 예술가들이 함께 나눈 집단지성의 결과물(사운드 프로젝트)을 공유하려 합니다. 이번주는 최우정 작가를 통해 그 과정을 살펴봅니다.

최우정 작곡가는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작곡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가 작곡가로서 아우르는 장르는 실험적인 현대음악에서부터 음악극, 오페라, 뮤지컬까지 다양합니다. 그런 그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을까요?

김영선 작가(레코딩 아티스트)님이 문무대왕릉에서 나는 소리를 채집하셨는데 그 소리의 음계를 추출할 생각입니다. 그 음계를 가지고 작곡을 하거나, 또 다른 음계를 만들 거고요. 이완 작가(현대미술가)님은 그동안 동남아를 다니시면서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노동하는 그런 장면들을 많이 찍으셨는데 거기에 리듬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툭툭탁탁, 툭툭탁탁. 이런 리듬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리듬이 꽤 오랫동안 지속하거든요. 그 소리를 타악기로 받아들였어요. ‘우리가 이런 소리를 채집했다이것만 가지고는 작품이 될 것 같지 않더라고요. 그 소리를 더 음악적으로 바라보려면 제가 거기다가 멜로디를 써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악보화를 할 겁니다. 그 악보화 된 리듬 위에 선율을 쓸 겁니다.”
- 페르마타최우정 작곡가

자연의 소리와 인공적인 소리, 거기에 소리의 인문학적, 정치적, 사회적인 의미를 더하고 새로운 소리의 이미지들을 만들어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 원소리들을 그냥 소리, 아무 해석 없이 나열되게 되면 그 의미를 읽어내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것을 작곡을 통해서 거기서 리듬을 만들어 내야만 그 채집한 소리가 만들어 낸 그 결합, 예술적인 해석이죠. 최우정 작곡가님은 그것들을 종합해서 작곡을 해주실 겁니다.”
- 이대형 큐레이터 / 페르마타예술감독

자연의 소리를 통해서 음악적 요소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작곡가님께서 현대적인 의미의 작곡기법으로 해나가는 과정은 지극히 음악적인 과정이 아닐까. 최우정 작곡가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동안 저희가 소리로 인식했던 것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으로 더 확대돼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요.”
- 김영선 작가 (아트콜렉티브 지구생각)
최우정 작곡가는 작곡을 위해선 무엇보다 듣는 행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철학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될 예정입니다.

작곡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자기가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음()에 실어서 전달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것도 맞고요. 그런데 저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그것보다는 '듣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있는 것을 잘 듣고 거기에 대해 내 의견을 말하고 또 거기에 대해 반응하고 즉, 대화 같은 거죠.”

어떤 경우에는 풀벌레 소리에 대해서 반응을 하고, 대화하고. 어떤 경우에는 나뭇잎 소리라든지 그런 것에 대해 대화하고. , 연주자가 연주하는 행위가 한쪽에 있다고 한다면 연주자는 그 행위를 하는 도중에도 지금 막 울려 퍼지고 있는 소리를 듣는 행위를 하는 거죠. 정말 세밀하게 한번 시도해보자, 그런 식의 실험을 했습니다.”

소리 하나를 놓고서도 아주 여러 번 들어야 해요. 밤에, 낮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여러 사람들, 그리고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 다양한 조건에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듣는 실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듣는다는 행위에 대해서 좀 다양하게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

음악을 만든다는 건 소리를 선택하는 것이에요. 소리를 선택하는 개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선택하는 행위에 이미 소리에 대한 태도가 다 들어가 있어요. 선택해서 그것을 어떤 질서에 의해서 구성할 때 음악이 된다고 흔히 말하잖아요.“

참 잘 된 것 같습니다. 현을 조율한다는 콘셉트가 저는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프로젝트의 콘셉트 자체가 자연의 소리와 인간이 만든 소리와의 조화이고 더 나아가면 우리가 조율을 잘해야 인류가 만들어낸 비극에서도 조금 자유로울 수 있다는 그런 콘셉트 차원에서 외부의 소리를 들으면서 현을 조율해 나가듯 우리의 삶도 그렇게 조율을 해야 한다는 그런 메시지를 좀 담기 위해서 바이올린을 택했습니다.”

어떤 필요나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 가다가 멈춰버리면 조급함이라는 게 생겨요. 자발적인 멈춤인가, 혹은 외부에 의한 강요된 멈춤인가가 각각 다른데 우리는 자발적인 멈춤을 해보자는 거죠. 각자가 무엇을 했는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해보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작은 실마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거죠.”

최우정 작곡가, 그리고 페르마타 팀이 진행한 이번 아트 프로젝트의 제작과정은 매주 월요일 SDF 유튜브 채널, 그리고 매주 수요일 SDF 다이어리를 통해 공개됩니다. 또한, 작가들이 만든 최종 작품은 SDF 포럼 당일 오프닝과 연사 세션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바랍니다.
한 해를 기다려온 SDF4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SDF 다이어리는 그동안 기다려주신 독자 분들을 위해 이번 주부터 연사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과연, 어떤 연사들이 1030, 여러분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래 리스트를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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