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이미지에 링크한
영상을 시청하시면 작가들의 기발하고 깊은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속 ‘비대면’ 일상에 익숙해지는 요즘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ZOOM)의 올 2분기 월평균 사용자 수는 1억484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00% 폭증했다고 합니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고, 아름다운 미술품을 감상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일은 줄었습니다. 대신, PC나 모바일 속 사각형 화면에 등장한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안부를 묻고 건강을 당부하는 일은 늘고 있습니다. ‘보다’라는 행위의 원래 의미는 무엇이었고, 달라진 세상에선 그것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 걸까요?
올해 초, SDF와 예술가 집단 ‘페르마타’ 팀은 이렇듯 코로나 19 이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맞닥뜨린 우리 사회에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9월 한 달간, 이들 예술가들이 함께 나눈 집단지성의 과정과 결과물을 여러분께 공유하려 합니다. 지난주 소개해드린 사운드 아티스트 ‘지구생각’ 팀에 이어, 이번 주는 현대미술가 이완 작가입니다.
현대미술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완 작가는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통제된 사회, 그리고 허구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이를
위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조명함으로써, 물건 자체의 본질을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그 물건이 생산되기까지의 거대 시장 시스템까지 살펴봅니다. 의심없이 파악하고 있었던 물건의 의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는 대중으로 하여금 세상을 다르게 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완 작가가 이번 예술가 프로젝트
‘페르마타’ 팀에 합류한 후 맡은 역할은 영상 감독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소리의 과학적인 측면, 어쿠스틱 테크놀로지적인 관점도 있겠지만 소리의 인문 사회학적인 측면도 보고 싶었거든요. 이완 작가가 과거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을 때, 또 지금도 그렇지만 저희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이완 작가 같은 경우엔 영상이 강점이에요. 10여 개 아시아 국가의 근대화 과정을 탐방하면서 많은 영상 소스들을 촬영하기도 했고.”
- 이대형 큐레이터 / ‘페르마타’ 예술감독
이완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만들 영상의 시작이 될 장소 섭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합니다. 그가 선택한 곳은 바로 강원 정선에
있는 한 산장이었는데요.
정선 시내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두메산골의 너와집으로, 산장 주인이 직접캐고무쳐낸산나물로아침밥상을차려주는곳이라고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첫 번째 촬영 장소를 가장 오랫동안
생각했었어요. ‘어디에서 첫 시작을 해야 될까?’”
“모든 생물이 마찬가지겠지만, 무엇인가를 먹어야 생존하잖아요?
먹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배경에
담고 있어요. 그걸 ‘주제’로서 드러내기 보다는, 거기서부터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루를 아침 식사로 시작하죠. 생존의 첫 번째 필요한 영양을 보충하는 행위, 아침 식사라는 것은 그 전날과 연결이
되어 있지 않으면 불가한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첫 번째가 바로 아침 식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일은 또 내일 아침 식사로 시작하잖아요. 따라서 동시에 미래라는 상징성도 있죠.”
“우리의 하루, 우리의 먹는 행위도 계속해서 반복하듯이 물도 순환을 합니다,자연계에서. 그래서 이번 영상 작업을 진행하면서 아침식사와 물, 자연과 생명. 그런 순환과 반복이라는 주제를 잘 드러낼 기술적 시도가 함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에선 잠깐 멈추고 되돌아보는 게 중요한 주제예요. 풍요롭고 풍족할 때엔 모르지만, 잠깐 멈추고 되돌아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잖아요. 안 들리던 것들도 들리고. 그런 시도를 하는 거죠.”
이완 작가는 올 여름, 강원 정선에서 시작해 강물의 흐름을 따라 서울로 돌아오며 곳곳을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은 페르마타의 다른 팀원들이 채집한 ‘소리’와 이를 토대로 만든 음악과 함께 믹싱될 예정인데요.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요? 다음 SDF 다이어리를 기대해주세요.
‘페르마타 팀’이
진행한 이번 아트 프로젝트의 제작과정은 매주 월요일 SDF 유튜브 채널, 그리고 매주 수요일 SDF 다이어리를 통해 공개됩니다. 또한, 작가들이 만든 최종 작품은 SDF 포럼 당일 오프닝과 연사 세션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바랍니다.
한 해를 기다려온 SDF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SDF 다이어리는 그동안 기다려주신 독자 분들을 위해 이번 주부터 연사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과연, 어떤 연사들이 10월 30일, 여러분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래 리스트를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