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묻기조차 주저하게 되는 몇 주였습니다. SDF 다이어리 구독자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은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SDF는 지난 2022년 <다시 쓰는 민주주의>를 주제로, 정치적 양극화와 포퓰리즘의 확산이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크게 위협하는 현실에 주목한 바 있는데요. 그때에도 이런 정도의 위기를 염두에 두진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SBS 미래팀에서는 그동안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민주주의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적 석학들에게 화상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다소 갑작스러운 섭외였지만, 학자들 대부분 한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고,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와 감사,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첫 번째 순서로 ‘아시아 민주주의 연구’로 유명한 미시간 대학교의 댄 슬레이터(Dan Slater) 교수와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월)에 진행한 인터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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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슬레이터(Dan Slater) 교수는 미시간 대학교 정치학 교수이자 동 대학 신흥 민주주의 센터(Center for Emerging Democracies)를 이끌고 있습니다. 2017년 미시간 대학교에 합류하기 전, 시카고 대학교에서 12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사회과학연구센터(CISSR) 창립 소장, 정치학과 부교수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동남아 7개국의 국가권력과 독재의 지속성에 영향을 미친 정치갈등 패턴을 분석한 <Ordering Power: Contentious Politics and Authoritarian Leviathans in Southeast Asia(2010)>이 있으며, 최근에 낸 <From Development To Democracy: The Transformations Of Modern Asia, 공동저자: Joseph Wong, *국내 미출간)>에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2개 국의 사례를 통해 급속한 경제 발전이 민주화로 이어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비교 관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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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교수님. SDF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투쟁의 역사 끝에 어렵게 민주주의를 성취했고 그렇기에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굳건하다고 믿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단숨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은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뉴스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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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도 처음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정치학자로서, 이 사태가 몇 시간 안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비교적 군과 정치가 잘 분리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걱정도 됐지만 한국 국민과 기관들이 잘 견뎌낼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의 힘을 믿은 것이죠.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우려되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민주주의가 기본적으로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 확인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선출된 지도자'가 자신이 '비민주적 세력에 의해 저지당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순간, 모든 게 잘못되기 십상입니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한 번의 잘못된 권력 장악으로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취약합니다. 현재 전세계 어디서든 민주주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역사의 흐름이 현재 민주주의에 유리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태국, 미얀마와 같은 곳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했고 (계엄을 선포한 자는)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한국이 특별히 취약한 민주주의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다른 여러 곳들과 달리 ‘스트레스 테스트’[1] 를 완벽하게 통과해 왔습니다.
충격적인 일인 건 맞지만, 한국 국민들은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국회의원들도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실재적이고 치열한 시험을 통해 이미 검증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본질적으로 쿠데타라고 할 수 있는 계엄령이 발표되었을 때 저는 한국인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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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레스 테스트는 극단적인 조건이나 압박 속에서도 시스템, 조직, 또는 개인이 얼마나 잘 버티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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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에서 발생한 비상 계엄 선포와 관련해 교수님을 비롯한 전 세계 저명한 정치학자 282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국의 학자들이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에 많은 한국인들이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성명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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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저희에게 고마워하고 있다고요? 저는 오히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계엄령 선포에 맞서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 한국인들에게, 세계의 정치학자들이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미국은 선출된 지도자가 선동하여 1.6 의회 난입 폭동이 일어났지만, 아무도 대가를 치르지 않았습니다. 일부 시위대에게 책임을 물었을 뿐, 정작 그들을 선동하고 전체 민주주의 시스템을 훼손하려 했던 사람은 (처벌에서) 제외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된 지도자’들이 온갖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사례보다 더욱 교묘하고 점진적인 방식도 관찰됩니다.
독재자들은 민주주의를 도입하면 시리아 혹은 이집트처럼 되거나, 구소련처럼 붕괴할 것이라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 사례일 뿐이에요. 한국은 경제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급진화하지 않고 불안정하지 않으며, 내전이 벌어지지 않았던,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체제의 모범을 보여준 곳입니다. 우리에겐 민주화를 성취함으로써 안정을 찾게 된 국가들- 한국 같은 사례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민주주의가 공격받을 때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같은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국민의 편에 서서,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할 그런 이해관계 말이에요.
미국이 민주주의의 등대이며 전세계에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쎄요. 한국이야말로 비민주적인 지도자들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등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민주적으로 행동하는 리더들이 더 이상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없다는 교훈도 알려 주었죠. 그렇기에 한국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에 대해 모두가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 세계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번 일은 진심으로 놀라운 승리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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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은 최근 저서 < From Development To Democracy: The Transformations Of Modern Asia(발전에서 민주주의로: 현대 아시아의 변혁(자체 번역)>에서 한국을 ‘독재권력이 민주주의로 이향한 사례’로 언급하셨는데요. 여전히 한국은 독재로 돌아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상태일까요? 이번 일을 통해 확인했듯이, 우리의 민주화가 걱정해야 하는 수준인지 싶어 여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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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정권이 끝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체제가 붕괴되거나, 완전히 붕괴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적 개혁을 인정하는 방식이죠. 한국은 후자입니다. 권위주의 정권 교체 이전의 집권 엘리트들이 정권 교체 후에도 주요 인사로 남아있었죠. 어떤 면에선 그들에게 시스템에 대한 지분을 제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뒤엎을 동기가 사라지게 하는 일종의 트레이드오프, 역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그들이 민주주의를 해칠 수 있는 더 많은 잠재력과 역량을 갖는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그런 역설적 상황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은 전직 대통령 등의 기소를 통해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했다는 점에선 이례적이지만, 여전히 구(舊) 엘리트들이 버티고 있는 국가라는 점만은 사실입니다. 권위주의적 배경을 가진 정치 엘리트들이 언제나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그들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이번과 같은 종류의 위기에서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민주적 가치를 무시하고 권위주의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도자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정치에서 배제되어야 합니다.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다시는 권력을 잡을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처벌이나 일련의 파장은 그 지도자를 지지했던 사람들 전체에게 확장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특정 사건으로 인해 지나치게 양극화되지 않을 수 있는 거죠.
한국의 경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건 보수 정당에 대한 보이콧이 아닌, 특정 형태의 잘못된 통치, 권력 남용에 대한 처벌이었습니다. 이후 한국은 다시 양당 체제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과 2000년에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일을 비교하면 놀랍도록 대조적입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계엄령을 선포했죠. 당시 정치권력은 완전히 부패하고 무능하게 여겨졌고, 따라서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군부는 정권을 쉽사리 장악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오히려 무샤라프 정부를 환영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지 않은 것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를 보더라도, 일부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들까지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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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간 < From Development To Democracy: The Transformations Of Modern Asia(발전에서 민주주의로-현대아시아의 변혁(자체 번역))>에 나오는 다음 도표는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을 '고강도 국가주도적 발전국'라고 하셨는데요. 관련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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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n Slater, 2022, <From Development To Democracy: The Transformations Of Modern Asia>, Princeton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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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한국은 대만과 일본처럼 ‘강력한 국가가주도적 발전 국가’를 건설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는 경제 개발에 전념하는 관료적 정부기구, 조직체들이 집권 정치 엘리트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엘리트들은 권위주의적이긴 했지만, 실제로 상당히 중요한 고도의 경제 발전을 이뤄냈죠. 물론 일반 국민들의 기여도 있었습니다. 경제 발전은 단순히 정권이 선사한 선물이 아니라, 오랜 경제 발전 경험과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적 평등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바는, 한국과 같은 곳에서는 (권위적인) 집권 엘리트들이 (그러한 경제 발전의 성과를 이룬 바 있기 때문에 민주적인 체제로 바뀐다 하더라도) '승리 자신감(victory confidence)'과 '안정 자신감(stability confidence)'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즉, 그들은 보수 정당이 선거에서 비교적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며, 완전히 소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선거가 매우 무책임한 좌파 사회주의자나 친북적이고 반(反)개발적인 성격의 집권 세력에게 권력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발전주의 국가가 발전 지향적 유권자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한국의 유권자들은 경제 발전을 우선순위에 두게 되었습니다. 집권 엘리트들이 그러한 종류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한국 등 국가들만이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옮겨가는 데 성공한 특성이 발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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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대통령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치 개혁을 한다면 내각제나 4년 중임제, 혹은 프랑스처럼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고요. 그러니까 지금보다 민주주의를 조금 더 강력하게 지켜낼 수 있는 무언가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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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와 관련된 토론을 환영합니다. 개별 제도와 그 효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정치 개혁, 선거 개혁에 대한 회의를 열고 어떤 것이 더 잘 작동할 수 있는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내각제가 대통령제보다 조금 더 안정적이고 행정부의 권력 장악 시도에 상대적으로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대통령제의 장점 중 하나는 임기 제한이 있다는 것인데요, 내각제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역대 총리 중 최장 임기를 지내고 있다)이 얼마나 오랫동안 집권했는지 알고 계시죠. 장기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은 제도에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제가 필연적으로 더 결함 있는 시스템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을 것입니다. 매우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고 모든 국가의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내각제든 어떠한 종류의 헌법, 선거제도의 개정이든,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지켜볼 수 있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어떤 개혁을 선택할 때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변화에 대한 것이든, 모두 진정으로 공개된 숙의의 산물이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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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사합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지난 몇 주 동안 이 모든 일을 겪은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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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가 한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여러분이 이룬 업적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모일 수 있었던 여러분의 모습이 여러 모로 부럽습니다. 그 긴 밤과 추운 밤, 수면 부족을 견뎌낸 여러분들의 노력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민주주의의 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과 저항, 선출된 지도자들이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한국은 부러운 나라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한국인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필요한 정점에 해당하는 모든 일들을 해냈습니다. 모든 나라가 각자의 부끄러운 면들을 갖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부끄러운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아실 테니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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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슬레이터 교수는 종종 사람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일컬어 ‘젊은 민주주의’, ‘신흥 민주주의’, ‘개발중인 민주주의’라고 언급하는데 이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시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같은 서구의 민주주의를 ‘기성 민주주의’, ‘확립된 민주주의’,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인데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이젠 버려야 할 개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이제 ‘방 안에 어른은 없다(* There are no adults in the room,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들이 결단력 있게 행동하지 못하거나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를 비판하는 의미)’고 강조했습니다. ‘세계 민주주의의 수도’라든지 ‘민주주의의 빛나는 표상’ 같은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한국의 민주주의가 누군가에겐 ‘청년’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청년이 이제는 성장했고, 세계의 오래된 민주주의(the older democracies in the world)를 향해 교훈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이야말로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고 민주주의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실을 걱정하는 분들에게 댄 슬레이터 교수의 응원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선 SDF2022의 연사이기도 했던 ‘얀 베르너 뮐러(미국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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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및 정리: 이정애 기자, 류란 기자
섭외 및 번역: 박준석 프로그램 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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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기자 :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박석철 전문위원 : 미디어 정책과 산업 변화에 대한 대응 업무를 주업으로 하다 SBS D포럼을 기획하는 미래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다가올 미래, 사람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고 그 의미가 SDF에서 구현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류란 기자 :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에 관심 있습니다.
최성락 PD :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내일을 요리하자! SDF의 도전에 깊은 맛을 불어넣고있는 PD입니다.
박준석 프로그램 매니저 : Welcome to the home of feel-good thinking! SDF의 글로벌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소희 아트디렉터 : SDF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감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제 손이 닿은 곳에서도 공감과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김효선 마케터 : SDF의 SNS 채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더 많은 분에게 SDF의 지식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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