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와 식탁을 잇는 글로벌 식품 시스템은 전 세계 국내 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며, 대략 15억 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세계 인구 5명 중 4명은 부분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식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식품 산업의 세계화가 심화될 수록, 세계 각국은 식량 자급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며 수급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요? 주식인 쌀을 자급하고 있어 국민들의 식량 부족 문제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편이지만, 실제론 매해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산물 전체 자급률은 1999년 84.9%에서 2019년 71%로 떨어졌습니다. 식량으로만 보면 같은 기간 54.2%에서 45.2%로 하락했습니다. 쌀의 자급률은 2018년 기준 97.3%에 이르지만 2위인 밀은 1%가량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국내에 필요한 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셈입니다. 콩 자급률도 20% 안팎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곡물 수출국들이 자체적 식량 확보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우리가 받을 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밀을 수출하는 러시아는 코로나 발생 후인 지난 3월, 10일 간 모든 곡물의 수출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도 쌀 수출을 제한했다가 4월부터 기존 수출량에서 40%가량 감소한 물량을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미·중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자유무역을 통한 식량안보는 더욱 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