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자연 재난, 미세먼지, 감염병과 금융위기 등과 같은 여러 위기 중 하나가
아니라 그 모든 위기를 압도하는 우리 문명의 위기입니다. 지금 체계 안에서 일부를 고쳐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기후위기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와 대량 폐기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 줍니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유한한 지구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 세계 77억 명에게 필요한 식량과 생필품을 과잉 생산 중에
있습니다. 성장이 되어도 빈부 격차의 심화와 부의 세습으로 이 세상은 언제나 ‘결핍’ 상태입니다. ‘결핍’은 우리가 서로 돌보고 아끼고 나누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이 부조리는 ‘우리의 욕망’으로 은폐되고, '체제 바깥은 죽음뿐'이라는 대안 부재로 인해 ’성스러운 성장’은 유일하고 영원한 것으로 추앙받습니다. 이런 세상을 위해 지구를 파괴하며 더욱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희망은 이 시스템을 긍정하지 않고, 부수고 나가는 데서 열립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남아 있을 때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지구가 이런 세상을 끝장 낼 것입니다.
미래 기후는 자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세상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 기후위기로 인한 인류 파멸이 우리 운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우리는 기후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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