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 속에 이번 주부터 2주간 서울시 모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다시 전면 원격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들까지 등·하교 방식의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는데요. 피치 못하게 원격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등록금을 감면하거나
반환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논쟁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곳도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SDF팀은 이
가운데에서도 ‘대학 등록금’을 둘러싼 학생과 학교 측 주장과
더불어, 이로 인해 어떤 이슈들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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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육부의 ‘개강 연기’ 권고 이후 많은 대학들은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2020년도 1학기 기준, 국내 4년제 대학의 85.5%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8월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2학기
개강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입니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대학 내 비대면 강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문제는 수업의 질 , 그리고 이미 지불된 학생들의 등록금입니다 . 교육부에서 조사한 <2020년도 1학기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조사 설문 >에 따르면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원격 수업과 관련한 대학 측의 수업 준비가 부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긍정적으로 평가한 학생은
21.2%에 불과했습니다 . 반면 , 교수들의 66.5%는 학습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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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시기: 8월
10∼23일
조사 대상: 학생 2만
8,418명, 대학 교원
2,881명
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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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림· 주하나· 정희정 <코로나위기에서의 온라인수업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유형 연구>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Vol.20 (18), pp.1359-138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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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비싼 학비...교육부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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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가정집 거실. 대학생 Vittorio가 원격 학습을 진행 중이다. Milan, Italy, 18 November 2020. EPA/DANIEL DAL ZEN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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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교육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공립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4886달러(약 589만
원), 사립대학은 8760달러(약 1056만 원)입니다. 사립대학의 경우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액수입니다. 학생들은 원격 수업 진행 이후 강의 질이 떨어지고,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등록금 일부를 환급하고 액수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이미 많은 대학생들이 서명 운동, 시국 선언 등을 통해 대학 측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6월엔 전국 30여 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약 3천 여명의 학생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 등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을 위해 긴급 지원금 지급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비 반환에 대해서만큼은 국내외 대학 모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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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대 학생들 "원격수업으로 교육 질 저하…학비 50% 반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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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토리노 카스텔로 광장.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학생들이 강의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거리를 두고 앉아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Turin, Italy, 26 November 2020. EPA/ALESSANDRO DI MA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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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명문대학인 '모스크바 국립대학'(이하 MGU) 학생들도 최근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의 질이 현격히
떨어졌다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은 교육 수준이 70~80% 정도 떨어진 것으로 평가하고, 올해 1,2학기 분 학비의 최소 50%를 반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21명의 학생들은 또한 도서관 및 실습·실험실 이용 불가, 줌(Zoom)이나 스카이프(Skype) 등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온라인 강의 중 학교 측의 장비 부족과 기술 장애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학비 환급 뿐 아니라 원격 수업 동안 거주지를 떠나 있던 학생들에게 부과된 기숙사비 면제, 주거 생활비 재계산 등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그러나, 원격 수업이 "정해진 방식 가운데 하나"라며 지난 3월 이후 '교육 과정의 연속성 유지', '승인된 기준과 프로그램 준수’ 등 필요한 조치는 모두 취했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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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에서 학비 반환 소송 "온라인 강의는 직접 교육과 같은 가치 제공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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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반환 집단소송은 미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이비리그부터
소규모 사립대학에 이르기까지 美 전역에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데, 현지에선 “이번 사안에 수억 달러가 달려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캘리포니아주 내 여러 대학들, 특히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시스템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의 경우는 약 75만 명의 학생들이 당사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샌디에이고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은, 대학
측이 COVID-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갑작스럽게
캠퍼스를 폐쇄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관련
조치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 부담을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요구하는데요. 학생들은 원격 온라인 학습은 실제 교육과 같은 가치를 제공할 수 없으며, 도서관 및 실습실 사용, 상담 및 보건 서비스, 경력 관련 서비스 역시 여전히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렇듯
학비 반환 소송의 핵심은 학교가 합의된 가격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학생들과의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과,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돌려주지 않음으로써 학교 측이 부당한 부(富)를 취득했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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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법적 결론 나올지 불투명... 미국 법원 "전례 없는 새로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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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 체계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는 이 소송들을 어떻게 심리하고, 보편적 합의에 이를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탬파Tampa의 한 연방 판사는 플로리다 남부 대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학교가 직접 학습(오프라인 강의)을 제공하기로 한 계약에 전염병이 영향을 미쳤던 법적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샌디에이고 연방 법원에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한 같은 날, 보스턴 연방 판사는 노스이스턴 대학 Northeastern University을 상대로 제기된 유사한
소송 대부분을 기각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은 앞서 학교 측이 "특정 건물의 배정된 공간 안에서 강의할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했지만, 판사는 "학교 측이 직접 수업해야 했다는 것을 계약의 내용으로 볼 수 없다."며 원격 학습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학생활동비나 학생회관비, 학부생비 등을
학교가 변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축했습니다. 다만, 판사는 학생들이 운동 경기나 헬스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잃었다고 언급하면서 ‘레크리에이션 비용’에
대해선 일부 변제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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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학생들 "온라인 수업으로 취득한 학위, 전과 같은 가치 인정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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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침체된 경제 상황으로 인한 ‘대학 졸업 후의 취업 여부’, 그리고 ‘부채’가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생의 절반
이상(54%)이 “온라인
수업으로 취득한 학위이기 때문에 전과 같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나타냈으며, “향후에도 고등교육이 과거 같은 값어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조지타운과 프린스턴 대학교를 포함한 일부 학교들이 그러한
우려에 공감했고, 두 학교 모두 이번 가을 학비를 10%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학들의 사정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코로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가 확정적이었던 이번 학기 휴학과 자퇴를 결정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된 대학들이 늘었습니다. 벌써부터
많은 미국 대학들이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수억 달러의 재정 손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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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육 전문가들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은 채 등록금 반환 책임을 대학에게만 묻게 될 경우,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을 무리하게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대학 내 비정규직 등 약한 고리를 건드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부는 최근 학생들에게 1학기 등록금을 일부 환불한
대학 237곳에 총 1천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이들 대학이 학생들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급한 특별장학금은
총 1천3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하는데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지원 사업' 지원 대상 237곳(4년제 일반대 138곳, 전문대 99곳)과 대학별 지원 금액을 확정했습니다. 대학 재정상 여유가 있다고 판단된 적립금 1천억원 이상 대학 20곳은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비대면 강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장
근본적인 조치로서 온라인 수업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나온 국내 연구 <대학 원격교육 환경에서 학습자의 정의적 특성>에 따르면, 교수자는 원격 교육에 흥미를 유발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실제 환경과 비슷한 교육환경에서 학습하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학습자 친화적인 UI(User Interface)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학습내용이
전달될 때, 관련한 질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부가적 자료를 수시 업로드하는 등 학습과정의 질, 즉 학습실재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 대학 등록금을 둘러싼 국내외 여러 논쟁과
고민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DF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다음 주에도 코로나로 인해 겪어본 적 없는 세상,
또 다른 사회적 변화를 다루려고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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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과 기사
강대식·김정겸·정회인<대학 원격교육환경에서 학습자의 정의적 특성, 학습실재감, 몰입감, 학습만족도간 구조적 관계 분석>, 교육정보미디어연구 Vol 17, No1, pp.133-152,
2011
김애림·주하나·정희정 <코로나위기에서의 온라인수업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유형 연구>,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Vol.20 (18), pp.1359-138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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