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

Ep.66

Ep.66다 알고 있다는 착각

2021.08.11

안녕하세요. SBS의 대표 지식 나눔 플랫폼, 지적인 당신을 위한 하루! SBS D포럼이 전해드리는 SDF다이어리입니다.
SDF는 올해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를 주제로 각각의 소리가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상반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 리더십, 특히 정치 리더십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까요?
또 그동안 잘 들리지 않았던 소리, 어쩌면 우리 사회가 잘 들으려 하지 않았던 그 소리들이 균형을 맞춰 진정한 다양성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어떤 소리에 주목해야 할까요?
SBS 미래팀에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 권리에 집중해 직접 이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장혜영 국회의원(정의당)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장혜영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작가, 유튜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랫동안 장애인 인권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수면 위로 꺼내는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에는 성별·장애·나이·언어·인종 등의 사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 재화, 행정 서비스 이용에 대한 차별 금지를 골자로 하는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해(2020.6.29.) 사회적 소수자 권리 보호에 관한 논의의 공론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떠오르는 인물 100'(TIME 100 Next 2021)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은바 있는데요.

해마다 전 세계 정치, 문화, 스포츠, 학계 등 각 분야에서 떠오르는, 미래가 기대되는 인물 100인을 선정하는 타임(TIME)은 장혜영 의원을 한국에서 가장 젊은 입법가 중 한 명으로 소개하면서 "장애가 있는 동생의 탈시설을 도우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인권 운동가로 현재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Q. 국회에 들어오시기 전에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작가, 유튜버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오셨는데요. 사회적 약자의 소리를 전한다는 메시지는 같지만, 활동가로서 장혜영과 국회의원으로서 장혜영의 고민과 감정은 많이 달라지셨을 것 같습니다.
'목소리'라는 화두를 주셔서 그걸 받아서 얘기를 하자면, 과거에 창작자이자 활동가로서 목소리를 생각하는 방식은 '내 내면의 목소리가 뭐지? 내가 내고 싶은 목소리가 뭐지?' 이걸 깊이 생각을 해서 발신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으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잘 듣는지가 그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되었죠. 가만히 있어도 굉장히 쩌렁쩌렁하게 들리는 목소리들도 있지만, 정말 찾아 나서지 않으면 들려오지 않는 목소리들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잘 대변해낼 것인가가 훨씬 더 큰 화두가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SDF2021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도 '소리'라는 관점에서 깊이 고민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이들의 소리는 '과잉대표' 되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의 소리는 '과소대표'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됐는데요. 방금 하신 말씀과 결을 같이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아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말 격하게 공감했던 게 있는데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TV에서 뉴스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이렇게 이야기를 다루는 영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나왔어요. 달동네 사람들이 어떤 인생을 살고 어떤 것을 먹고, 입고,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이 나오면서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일반적으로 가난에 대해 생각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로 공유가 되었었는데요. 어느 날부터 인가 굉장히 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니면 완전히 외계인 이야기, 이런 것들이 주로 사람들이 소비하는 이야기가 되었죠. 우리가 정말 잘사는 나라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불평등 또한 심화 되고 있는데 불평등에 신음하고 있는 쪽의 얘기는 너무 과소대표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당장 "가난의 풍경을 그려 보세요" 라고 한다면 저는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추상적인 것들을 그릴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제가 알고 있는, 가난이기도 하지만 '차별의 풍경'은 이런 게 있어요. 어떤 고등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당연히 대학교에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많은 고등학생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겠죠. 그런데 어떤 고등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대학이 아니라 시설로 가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충분한 돌봄을 사회로부터 받지 못한 발달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그렇거든요? 시설로 보내지는 장애인들의 가장 많은 연령대가 18~29세 사이예요. 공교육 다음의 스텝이 없는 것이죠. 소외되었고, 전혀 대변되고 있지 못하는 목소리가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런 것들은 조금만 통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찾아 나서면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찾아 나서야겠다고 얘기하기 전에 이미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의 관심을 서로 빼앗기 위해서 각축하고 있는 거죠. 이런 미디어 환경이 되게 우리한테 큰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우리 사회에서 전혀 대변되고 있지 못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는 것이 정치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왜 정치가 이렇게 소외되고 있는 소리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정치인들이 아주 큰 착각에 빠지기 쉬운 환경에 있고, 그 결과 굉장히 많은 착각에 빠져있는데, 대표적인 착각은 나는 다 알아라는 착각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본회의장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때마다 장애인에 관련된 법률들은 꼭 하나씩 들어가 있거든요? 그런데 과연 그 법률이 정말로 지금 장애인들의 삶에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냐? 그게 아니에요. 사실은 해결이 되면 좋지만, 그게 가장 우선순위는 아닌 것들이거든요. 그건 굉장히 장애라고 하는, 장애를 가진 시민들의 삶을 시혜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그러면서 굉장히 생색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좀처럼 본질에 다가가고 있지 않은데, 가장 큰 이유는 문제의 당사자가 자기 스스로의 문제를 대변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어떤 정치적인 구조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에 더해서 정치인들이 싫어도 신경을 쓰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 지금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아무래도 전문 집필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것도, 과소 대표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여간해서는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 요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치인들이 더 잘해야죠. 다 구조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죠.
Q. 어떻게 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성일텐데요. 그렇다면 왜 당사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른이 되면> 다큐멘터리 2018. 감독 장혜영
18년 동안 시설에서 갇힌 삶을 살아온 발달장애인인 동생 (장혜정 씨)탈시설을 돕기로 결심하고,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갈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언니 장혜영 씨가 동생과 함께 보낸 400여 일의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이라는 화두를 사회에 던졌다.
듣는다는 것은 추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실제로 그 문제의 당사자를 찾아가서, 어떻게 지내세요?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세요? 어떻게 이 문제를 풀면 좋을까요? 라고 얘기를 듣고 그러고 나서 의논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정말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이어지지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혹은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요.
제가 고병권 선생님이 쓰신 <묵묵>이라고 하는 책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장애인 야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경험을 하신 분이에요. '발달장애인에게 철학을 가르친다'라고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머릿속에서 물음표를 찍죠. ‘발달 장애인이 어떻게 철학을 해?’라고.
한때 인문학 열풍이 불었을 때 인문학이, 철학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식의 담론이 있었고 고병권 선생님도 그 안에 계셨던 분인데, 어느 날 청중 한 분이 손을 들고 이렇게 물어봤다는 거예요. “우리 오빠는 발달 장애인인데, 우리 오빠에게도 철학이 구원이 될 수 있을까요?”라고요. 그 앞에서 고병권 선생님도 할 말을 잃었던 거죠. 그래서 그 화두를 품고, 계속 인생을 살면서 장애인 야학까지 오게 되었는데, 그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철학을 이야기하는 그 시공간이 만들어내는 완전히 다른 의미가 있었다는 거예요.

이 사람들은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걸 내가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던 것은 아닌가? 이들은 사실 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라고 내가 규정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굉장히 큰 반성을 하셨다고 했는데, 저는 딱 그거라고 생각해요.
장애인의 날같은 어떤 특정한 날이 되면 1년에 딱 하루, 엄청나게 온갖 곳에서 다 장애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때 던져지는 질문을 듣고 있으면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장애인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지만, 이 질문이 열려 있지 않고, 어떤 대답을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제가 되묻고 싶은 것은 당신이 기대하던 그 대답하고는 완전히 정반대의 대답을 할 자유가 저 사람한테 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그 질문에 대해서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그건 오케이죠. 요즘 말로 하자면, 사실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대화라고 하지만 답정너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정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꽤 있죠.
예를 들면 장애인에게 무엇이 필요할까요?’에 대해서는 장애인들이 제일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럼 물어보고 그것에 대해서 우리가 같이 논의하면 되는데 장애인에게는 집이 필요하겠지, 돈이 필요하겠지...물론 맞는 얘기지만 순서가 틀린 거예요. 동등한 인격체로서 권리를 원하기 때문에 집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한 거라는 게 완전히 소거되어 버린 거죠.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지금이 다양성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정상비정상을 구분하고, 사회가 규정해놓은 정상 범주로 들어오게 하려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오래된 구조? 혹은 사고를 깨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선행 되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우리가 사회 안에서의 다양성을 이야기하지만 이걸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작은 자기 안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다양성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에 대해서도 존중할 수 있겠죠. 자기를 존중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그러기에는 우리는 너무 늘 내가 누구인지를 증명하기를 요구받고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정체성을 가지기를 많이 요구받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어떤 불안, 이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 대한 어떤 그런 날 선 태도로 드러나는 건 아닐까? 사람들에게 여유가 좀 생기면 좋겠다. 그 여유를 만드는 게 정치가 진짜로 중요하게 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생각을 하죠.
그리고 다양성은 물론 소중한 가치지만, 가치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이제 '현실'이라고 말하는 게 저는 더 적절한 것 같아요. 다양성이 폭발하는 '현실'을 살게 된 거죠. 그러면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라는 선택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안에서 우리가 조화롭게 살아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다면 이 다양성은 어마어마한 갈등의 씨앗이겠죠. 이 안에서 벌어질 약육강식 같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오지만, 이 다양성을 우리가 잘 소화해낼 수 있다면 정말로 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를 해치거나 싸우지 않고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이건 우리의 엄청난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다양한 능력과 생각과 그 모든 것들이 우리의 것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길을 찾아 나가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차별금지법처럼, 약자이기 때문에 소외되고 차별받고, 혐오 당하기 쉬운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 그리고 차별에 대한 대화의 물꼬를 열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양성이라는 화두를 테이블 위로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이 다양성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 같은 것들도 같이 폭발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차별금지법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 가운데에서 반대와 동시에 약자에 대한 차별 같은 것을 드러내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저는 단호하게 반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분들 내면에 있는 어떤 불안, 두려움들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 것들을 존중해야 차별금지법을 비롯해서 다양성에 우리가 적응해낼 수 있는 그 다음 길이 열린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경청이 진짜 중요한 것 같고요.
나아가서 지금 마주하고 있는 선거, 대선으로 가는 여정에서 무엇이 중요한 토론 거리가 되게 만들 것인가?’ 이것은 우리가 여전히 정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여기에서 좀 더 사회적 약자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화두들을 어젠다로 세팅하는 것이 저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또 언론에서 가장 강력하게 하실 수 있는 역할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제가 속해있는 곳은 소수정당이지만,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또 가장 원론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죠.
Q. SDF2021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화두 중에는 어떤 것들이 눈길이 가세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저는 '정의로운 전환'이라고 하는 키워드가 제일 많이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아주 총체적인 전환의 시기를 살고 있잖아요. 당장 우리가 번영의 토대였던 탄소 경제로부터 이제는 아주 급격하게 탈 탄소 경제로 이행하지 않으면 인류의 존속이랄까요. 많은 생명체들의 존속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이죠. 이러한 급격한 산업 전환, 내지는 메커니즘의 전환이라고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더 적응을 위한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 사이의 더 큰 격차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격차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이 국가가 나서서 정말로 든든하게 이 전환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은 비단 탄소 중립 문제뿐만 아니라 돌봄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탈시설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굉장히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는데요. 우리는 장애인 복지에 있어서 시설 중심의 돌봄 체계를 가지고 있는 사회였죠. 가족들이 돌보다가 가족들이 지치면 시설로 보낸다, 이런 패턴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자, 가족들에게만 그 돌봄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같이 돌보자. 그러면 훨씬 잘 할 수 있으니까.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 시설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저는 당연히 탈시설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곳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 이곳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생계를 꾸렸던 사람들에 대한 안배가 없다면 이것은 온전한 전환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방면에서의 정의로운 전환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1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터뷰에서 장혜영 의원과 지금의 '교육'에 대해서도 짧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장 의원은 "지금 우리 교육에서 가장 결여된 부분은 '타인의 의미'에 대해서 학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쩌면 지금 같이 불확실한 사회를 살아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이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배우는 일일지 모른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인터뷰 초반 장혜영 의원이 말했던 "가난의 풍경을 그려보세요."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타인의 삶의 풍경'을 그려보는 것에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5천 만의 소리가 자유로운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요?
SDF다이어리는 또 다른 삶의 풍경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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