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

Ep.128

Ep.128공유할 용기, 마주할 용기 “나는 ‘사람책’입니다”

2022.11.30

레터에 첨부된 영상 수정으로 인해 링크가 바뀌어 재발송 드립니다. -SBS 미래팀-

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은 위한 인사이트, SDF다이어리입니다. 오늘은 지난 ‘SBS D포럼’에서 강연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였던 체험 프로그램, ‘사람 도서관’에 대해 전해드리려 합니다.
지난 7월 유혜영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에게 덴마크에서 실시하는 ‘사람 도서관’에 대해 처음 들은 뒤 8월 ‘사람 도서관’을 처음 기획한 로니 에버겔의 인터뷰를 진행 했었는데요. 그것이 인연이 돼서 11월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SBS D포럼 2022의 연계 프로젝트로 한국판 ‘사람 도서관’이 실시됐습니다.

책 대신 사람을 빌려 30분간 같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서관의 체험, 어땠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어제(29일) SDF2022 사람도서관 "나는 '사람책'입니다"라는 제목의 미니 다큐가 공개돼 소개해 드립니다.
위 섬네일을 클릭하면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사람책 처음 기획한 덴마크의사람도서관팀은 20년간 80여 개가 넘는 나라들에서사람도서관 실시해 오다 보니, 거의 모든 사회가 일반적으로 보통 15가지 정도의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편견은 대개 대상이 사회의 소수자이다 보니 갖게 되는 선입견으로, 직접 만나거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상대에게 갖게 되는, 낯섦으로 인한 두려움 기인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보면 독자들은 분명 자신이 갖고 있던 편견이 무엇이었는지, 본인이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고 주장하는데요.

SDF2022 사람도서관도 사회학과, 사회복지학과 교수들의 자문을 받아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가 잘 들려지지 않았던 장애인, 성소수자, 탈북자, 무슬림, 타투 애호가 등 취지에 공감한 분들을 “사람책”으로 모실 수 있었습니다.

사람책들은 일정 시간 교육도 받아야 했는데요. 대화를 통해 전혀 모르던 누군가와 만나 공감대를 이루는 것은 규칙이 주어져야 하고, ‘배워야 하는 이라고 사람도서관측은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SDF2022 ‘사람도서관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책들은 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일까요?

온 몸에 문신을 한 파이보이님의 이야기를 통해 엿보려 합니다. 파이보이님은 처음 ‘사람책’ 제안을 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 파이보이 / 문신을 선택한 사람책
“내가 이거 참여해도 되는가? 그런 생각이 처음에는 많이 들었어요.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아주 모범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자격이 있는가? 그러다 생각한 게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거기서 용기를 얻고, 그냥 ‘나는 나다’ 나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문신 때문에 오해를 받으면서 본인도 한동안 사람들을 피하게 됐었다는 파이보이 씨는 음악가로서 주로 컨텐츠로만 타인과 소통해 오고 있었습니다.
11시부터 5시까지 6시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사람도서관에서 무려 68명의 독자들이 사람책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독자들은 사람도서관체험을 통해 무엇을 느꼈을까요?

장수영 / ‘14년차 시각장애인 사람책독자

인생을 게임과 미션에 비유하면서 이번 생은 눈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온몸의 감각을 이용해 세상을 살아보라는 미션을 받았다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밝게 말씀하시는 부분이, 갖고 있는 책이었다면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고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박정문 / 탈북민 사람책독자

북한 이탈 주민이라고 같은 사람이 아닌데 마치 모두가 같은 성격을 가지고 모두가 똑같이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새삼 그분들이 연구대상이 아니라 개개인의 스토리를 가진 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같아요.”

윤성필 / 문신을 선택한 사람책독자

사람이 대체 자기 몸을 그렇게까지 하면서 표현을 했을까 했는데 살아온 얘기를 듣고 나니까 제가 정말 100% 이해를 있다는 아니지만 공감은 어느 정도 됐습니다.”

성소수자를 선택한 사람책독자

그대로 편견, 우리와는 다를 것이다 생각했는데 대화를 해보니까 그냥 우리와도 별반 다를 없는 사람이구나 그걸 많이 느꼈죠.”

사람도서관 체험이 끝나고사람책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 한혜경 / ‘14년차 시각장애인 사람책

여행 했던 중에 좋았던 곳이 어디였는지, 시각장애인이 여행할 그곳이 기억에 남는지? 비장애인과 여행할 때의 차이를 물어보시는 재미 있었어요.

📙 심기용 / 한국에서 게이로 살아가는 사람책

독자들이 성소수자를 대했을 자기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 저항감이 들면 어떻게 해야하냐 하는 질문들을 많이 하셔서 저도 들으면서 생각해봤는데, 그런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되게 중요한 같고요. 그런데 사실 저희가 대화를 한다는 것은 감정을 인식하는데서 멈추는게 아니라 감정을 인식하고 한발짝 나가려고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게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감정을 인식하고 멈추는게 아니라 한발자국 나아가 보자라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을 30분 만났다고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엄청나게 바뀌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SDF2022’의 사람도서관 체험은 어쩌면 평소에 만나보지 못한 사람에 대해, 또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시동을 걸어준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사람책을 만나고 돌아간 독자들은 다음 번 사람책과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면 분명 전과는 다른 마음이 들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윈스턴 처칠의 명언 중에 ‘두려움은 반응이지만 용기는 결정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낯설어서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우리 모두가 평소에 잘 접하지 못했던, 같이 살아가는 여러 주체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마주할 용기를 가져본다면, 분명 우리 사회는 더 풍성하고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이뤄낼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SBS D포럼팀은 기대합니다.

용기를 내서 ‘사람책’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분들, 그리고 독자로서 열린 마음으로 ‘사람책’들을 마주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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