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라는 작은 미생물이 2020년 전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다. 이 격변 속에서 인류는 약 300여 년 형성해 온 근대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청받고 있다. 그 핵심에는 17-8세기에 제기된 '사회 계약'을 넘어서는 일종의 '자연과의 계약'이라는 문제가 존재한다. 21세기 사회는 인간들 사이의 문제를 넘어서, 물질, 생명, 그리고 환경의 여러 힘들과의 새로운 계약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비인간의 존재를 어떻게 인정할 것이며, 사회에 대한 어떤 새로운 관념을 형성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집(eco)의 두 차원인 경제(economy)와 생태(ecology)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결합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문명사적 변동과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