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2022 다시 쓰는 민주주의
SBS는 지난 2004년부터 지식나눔 프로젝트 ‘서울디지털포럼(SDF)’과 ‘미래한국리포트(FKR)’를 통해 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를 조망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변화한 시대 요구에 부응하고자 두 포럼을 계승 발전시킨 ‘SBS D FORUM(D포럼)’의 문을 열었습니다. SDF 시즌2인 SBS D포럼에서는 우리 사회의 당면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11월 포럼 행사를 통해 세계 정상급 연사들의 강연과 연중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더욱 풍성한 지식 나눔의 장을 펼칩니다.
*2022년 10월 기준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의 확산이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인종, 지역, 계층 등 서로 다른 집단 간의 극단적 대립은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예외가 아닙니다. 1987년 정치 민주화 이후, 겉으론 민주주의가 잘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속에선 심각한 파열음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이해에 바탕을 둔 의견들이 자유로운 경쟁을 거쳐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에 기초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을 매끄럽게 이끌어가야 할 정치가 오히려 민주주의의 기초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개인과 집단이 분출하는 이해를 슬기롭게 조율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국민의 분열을 조장할뿐더러, 거기서 나오는 갈등을 에너지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는 시민들의 정치활동도 퇴행시켰습니다. 정책 성패에 따라 이뤄져야 할 국민의 정치적 선택은 무조건 자기 진영을 지지하는 팬덤 현상으로 변질되면서 급기야는 ‘정치 훌리건’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다시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권이 분열과 대립을 끝내고 타협과 양보로 협치의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정치가 나를 대신해서 우리 삶의 문제를 반영하고 다가올 미래를 밝히게 하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요?
모두가 존중받는 행복한 대한민국 위한 ‘업그레이드 1987’의 담대한 노정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행을 기대합니다.
코로나19가 물러가기도 전에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 전례 없는 태풍과 폭우 등의 기상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가 전 세계의 일상이 됐습니다. ‘퍼펙트 스톰’으로 불리는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지혜로운 정책과 국민의 화합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정치권을 둘러싼 극단적인 주장들은 서로에게 예리한 칼날을 들이대고 있고, 갈등을 조율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성별, 세대 간 대결을 조장하고 있다고 국민들은 느끼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졌다지만 그마저도 특정 진영을 위한 팬덤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이른바 ‘정치 훌리건’이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이성적인 팬덤과 포퓰리즘 정치의 상호작용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입니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다양한 의견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정치입니다. 본연의 목적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정치의 역주를 막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SBS D포럼(SDF)은 올해 주제를 '다시 쓰는 민주주의'로 잡았습니다.
만년 삼류라고 평가받는 정치 부문의 개혁을 위한 치열한 공론의 장을 통해, 석학들과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우리 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속 시원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찾아뵙는 올해 SBS D포럼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SBS 대표이사 사장 박정훈